김세영 기적같은 연장 샷이글, 박인비 앞에서 시즌 2승...LPGA 롯데챔피언십

김세영 기적같은 연장 샷이글, 박인비 앞에서 시즌 2승...LPGA 롯데챔피언십

2015.04.19. 오후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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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영 기적같은 연장 샷이글, 박인비 앞에서 시즌 2승...LPGA 롯데챔피언십_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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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믿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다. 어쩌면 가장 극적인 승부를 위해 스스로 역전의 상황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역적의 여왕’ 김세영(22, 미래에셋)이 박인비(27, KB금융그룹)와의 연장 첫 번째 승부에서 짜릿한 이글샷으로 시즌 2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인비에게는 퍼터를 들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았다.

김세영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오아후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 6383야드)에서 열린 미국 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 대회 마지막 날 라운드에서 우승하면서 올 시즌 신인왕 경쟁에서도 매우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우승상금 27만 달러(약 2억 900만 원)를 챙긴 김세영은 지난 2월 9일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데뷔 후 첫 승을 기록한 지 2개월여 만에 또다시 우승하며 한국 여자 골프의 매서움을 확인시켰다.

2012년 창설 된 이 대회는 그 동안 미야자토 아이(일본, 2012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2013년), 미셸 위(미국, 2014년)가 우승을 했고, 한국 선수가 우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선수들로 구성 된 챔피언조로 관심을 끌었던 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은 후반홀부터는 매홀이 사실상 연장승부였다.

출발 때의 조건은 김세영이 가장 앞섰다. 김세영은 김인경(27, 한화) 박인비의 순으로 12, 11, 10언더파를 달리고 있었다.
셋은 전반 홀에서는 부침을 거듭했다. 김세영은 전반홀에서 2개의 버디를 잡았지만 3번홀 더블보기와 보기 2개를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불안하기는 김인경도 마찬가지. 김인경도 5, 8번 홀에서 2개의 버디를 올렸지만 6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따 놓은 점수를 모두 잃고 말았다.

반면 박인비는 전반홀에서 3개의 버디, 1개의 보기로 착실히 타수를 줄여 나갔다.

오르락내리락을 거듭하던 세 선수는 박인비가 보기를 기록하고 김세영이 버디를 기록한 11홀부터 11언더파로 동타를 이뤘다.

이후부터는 매 홀이 연장승부 같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치러졌다. 누가 더 잘 하느냐는 싸움보다는 누가 더 숨막히는 긴장을 오래 버텨내느냐의 싸움이었다.

팽팽한 삼각균형에서 먼저 탈락한 이는 김인경이었다. 김인경은 17번 파4홀에서 세컨 샷까지는 가장 유리한 상황으로 끌고 갔으나 그린에서 통한의 스리퍼트를 기록하면서 우승경쟁에서 멀어져 갔다.

18번 홀에서는 김세영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티샷이 물에 빠지면서 사실상 박인비의 우승으로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기적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김세영이 친 5미터 거리의 칩샷이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들어갔다. ‘역전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왜 생겼는 지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김세영은 이 한 타로 18번홀을 파세이브에 성공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넘겼다.

지난 2010년 11월 열렸던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LPGA 투어 3번째 정상에 올랐던 김인경은 4년 5개월만에 개인통산 4승째를 노렸으나 또다시 기회를 다음으로 넘겨야 했다. 2012년 4월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30cm 파퍼팅을 실패하며 우승컵을 놓쳐 ‘비운의 골퍼’로 불리는 트라우마도 계속 안게 가게 됐다.

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은 국내 기업이 후원하는 대회인만큼 한국 선수들의 잔치였다.

연장 승부를 펼친 김세영 박인비를 비롯해 김인경 김효주 최운정 신지은 등 모두 6명의 한국 선수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4명은 산드라 갈(6위), 펑샨샨, 미야자토 미카, 크리티 커(이상 공동 7위)였다.

최종라운드에서는 김효주의 맹추격이 돋보였다. 4언더파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김효주는 15번홀까지 5개의 버디를 낚아올리며 선두권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김효주는 16, 18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기세를 누그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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