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웰의 '마지막 약속', 끝내 지켜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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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8. 오전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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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더 이상 전자랜드 선수로 뛰는 ‘포주장’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리카르도 포웰(32, 전자랜드)이 전자랜드를 떠난다.

전자랜드는 27일 오후 7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원주 동부에게 70-74로 패했다. 2승 3패의 전자랜드는 아쉽게 4강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동부는 울산 모비스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포웰은 올해 플레이오프가 낳은 최고의 슈퍼스타였다. 6위로 PO에 턱걸이한 전자랜드가 챔피언결정전 직전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포웰의 탁월한 기량과 리더십 덕분이었다. 포웰은 고비 때마다 슈퍼플레이를 펼쳐 전자랜드의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서울 SK는 6강 1차전에서 애런 헤인즈가 치명적 발목부상을 당했다. 헤인즈가 빠진 SK는 전자랜드의 상대가 못됐다. 포웰은 6강 2차전 4쿼터 8득점을 퍼부으며 맹활약했다. 연장까지 간 3차전서도 포웰은 4쿼터부터 20득점을 쏟아냈다. 패배가 짙은 상황서 터트린 두 개의 3점슛이 백미였다. 포웰은 27점, 9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4강전 전자랜드의 승부수도 포웰의 활약이었다. 그는 1차전 21점, 10리바운드로 기대에 응답했다.



반대로 포웰이 부진하자 전자랜드 돌풍은 멈췄다. 4강 2차전서 포웰은 김주성과의 충돌과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테크니컬 파울을 지적받고 퇴장을 당했다. 에이스가 빠진 전자랜드는 그대로 무너졌다.

5차전에서 전자랜드는 잘 싸웠다. 10점 이상 벌어진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두 번이나 따라붙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패했다. 70-71로 뒤진 전자랜드는 마지막 역전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믿었던 포웰이 4쿼터 종료 34초전 결정적 턴오버를 범했다. 공을 가로챈 동부는 종료 11초전 앤서니 리처드슨이 쐐기 3점포를 터트렸다. 포웰은 31점, 9리바운드로 대활약하고도 마지막 단 하나의 실수 때문에 패자가 됐다.

이제 포웰은 더 이상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고 뛰기 어렵다. 다음 시즌 외인 2인 동시출전제를 시행할 KBL이 모든 외국선수들과의 재계약을 불허했기 때문. 아울러 KBL에서 어떤 외국선수도 3시즌 까지만 재계약이 가능하다. 인천시민을 자처하는 포웰은 한국에 오더라도 다른 팀에서 뛰어야 할 처지다. 195cm의 포웰을 장신선수로 선발하기도 애매하다.

4강행을 결정지은 포웰은 인천 팬들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보였다. 관중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는 등 그는 팬서비스도 최고였다. 포웰은 “KBL의 규정을 이해할 수 없다. 정말 끔찍한 제도다. 전자랜드가 아닌 팀에서 뛰는 상상을 해본 적도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포웰은 4차전 ‘I LOVE KOREA’라고 써진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4차전이 마지막 홈경기라고 생각했냐고 물었다. 포웰은 “노노노노노. 설마 내가 질거라고 생각했나? 난 반드시 인천으로 돌아와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포웰의 마지막 약속은 끝내 지켜질 수 없게 됐다.

올 시즌 포웰의 플레이를 보고 농구에 빠지게 됐다는 팬들이 많다. 그러나 다음 시즌 인천에서 포웰의 경기를 다시 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포웰은 남고 싶다. 하지만 강제로 떠나야 한다. 그래서일까.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뛴 포웰의 뒷모습은 어느 때보다 쓸쓸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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