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볼러’ 신수지,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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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5. 오전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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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다. 신수지가 ‘리듬체조 여신’이란 타이틀을 벗고 진짜 ‘프로볼러’로서 힘찬 첫 걸음을 뗐다.

신수지는 4일 오후 서울 공릉볼링경기장에서 개최된 ‘2015 로드필드·아마존수족관컵 SBS 프로볼링대회’ 첫째 날 경기서 데뷔전을 치렀다. 40명이 겨루는 B조에 속한 신수지는 총 1397점(애버리지 174.625점)을 기록했다. 오전에 치른 A조 40명의 기록을 합산한 결과 80명의 선수 중 72위를 기록하게 됐다.

단순히 기록만 보면 신수지는 ‘하위권’이었다. 하지만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결코 못한 성적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날 참가한 프로선수들의 평균 구력은 10년이 넘었다. 처음 프로대회에 참가한 ‘초짜’는 신수지 포함 8명이었다. 신수지처럼 불과 10개월 만에 프로 라이센스를 획득해 곧바로 대회에 참가한 경우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A조와 B조의 차이도 있다. 선수들은 무작위 추첨을 통해 조를 배정받는다. 이날 A조가 오전에 먼저 경기를 하고 B조가 오후에 경기를 했다. 그런데 A조가 경기를 한 뒤 레인을 새로 정비하지 않고 그대로 B조가 경기를 하는 방식이다.

관계자는 “나중에 친 조가 보통 18~20점정도 점수가 떨어진다. 남이 타던 골이 패인 슬럼프에서 나중에 스키를 타는 거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마찰에 의해 레인표면에 바른 기름이 증발되면서 공과 마루의 마찰지수가 증가해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는 것. 따라서 B조에서 경기한 신수지 역시 5일 오전에 먼저 경기하면 점수가 대폭 증가한다는 것. 최종성적은 2일 성적을 합산해서 계산한다.

언론의 높은 관심도 신수지의 성적에 영향을 줬다. 신수지의 데뷔전에 방송카메라 6대를 포함해 20명 가까운 기자들이 왔다. 신수지의 일거수일투족에 셔터가 터졌다. 신수지는 물론 다른 선수들도 경기력에 영향을 받았다. 신수지는 경기 전 한 시간 30분 가까이 인터뷰와 포토타임에 시달렸다. 제대로 된 실력이 나오기가 힘들었다. 1게임에서 147점을 쳤던 신수지는 6경기 189점, 7경기 182점, 마지막 8경기서 터키까지 기록하며 193점을 마크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제 기량이 나온 셈이다.

프로볼링 관계자는 “첫 경기에서 꼴찌를 하지 않은 것만 해도 굉장히 잘한 것이다. 다른 선수들 같으면 다른 사람들이 지켜본다는 것만으로 제 폼에 공을 치지 못한다. 신수지가 성적을 떠나 8게임을 하면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만 해도 잘했다”고 평했다.



데뷔전을 마친 신수지는 “처음에 진짜 너무 잘 쳐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몇 게임 치고 ‘꼴찌하면 어때? 하고 싶은 대로 다하고 오자’고 생각하고 즐겼어요. 그러니 점수도 잘 나왔어요. 내일도 그런 마음으로 욕심을 누르고 해야겠어요”라며 밝게 웃었다. 데뷔전의 부담감을 날린 신수지는 5일 마지막 경기서 더 좋은 경기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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