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린치, 기자회견서 또 앵무새 대답

시애틀 린치, 기자회견서 또 앵무새 대답

2015.01.29. 오전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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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북미프로풋볼(NFL) 제 49회 슈퍼보울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2연패를 노리는 시애틀 시혹스 러닝백 마샨 린치의 행동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2월 2일(이하 한국시간)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는 슈퍼보울을 앞두고 이날 결전을 치르는 시애틀과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선수들은 연이어 기자회견(미디어데이)를 갖고 있다.

이런 중에 28일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린치가 돌발행동을 했다. 회견장에 들어선 린치는 모든 질문에 대해 “난 여기에 있다. 그러니 벌금은 물지 않을 것이다”라는 답만 되풀이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00여 명의 미디어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있었다. 똑 같은 대답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한 린치는 NFL이 선수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최소한의 기자회견 시간, 5분을 채우자마자 자리에서 일어섰다.

29일 기자회견도 마찬가지. ESPN 등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번에는 기자회견장에 앉아서 첫 질문이 나오자마자 자신의 스마트 폰에 있는 스톱워치를 눌렀다. 대답은 “여기 왜 있는지 알지 않느냐”하나 뿐. 14번이나 비슷한 대답을 되풀이 했다. 딱 한 번의 예외가 있었는데 “26일 팀 훈련 중 들었던 음악이 무엇이었냐”는 것에 “신곡”이라고 답한 것 뿐이었다. 스톱워치가 5분을 가리키자 린친는 “고맙다”고 말한 후 자리를 떴다.

린치가 그나마 두 번의 기자회견에 나온 것은 이유가 있었다. NFL 사무국이 만약 기자회견에 불참할 때는 50만 달러의 벌금을 매기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린치는 기자회견과 관련해서는 이미 화려한 전과가 있다. 지난 해 11월 NFL로부터 벌금 5만 달러를 물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규시즌에서도 리그가 정한 미디어 관련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아울러 NFL은 2013년 시즌에도 똑 같은 위반을 했기 때문에 5만 달러 벌금이 추가로 부과된다는 사실도 알려줬다 (2013년 벌금은 앞으로 잘 한다는 조건에서 집행이 보류됐었다).

린치는 기자회견에만 불참하는 것으로 유명한 것이 아니다. 지난 주에는 경기 중 외설적인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2만 달러 벌금을 부과 당했다. 그린베이 패커스와 가진 NFC 챔피언십 경기 도중 터치다운에 성공한 뒤 취한 행동 때문이었다. 지난 해 12월 애리조나 카디널스와 경기 도중에도 비슷한 동작을 취했다가 벌금 1만1,050달러를 물기도 했다.

그렇다면 슈퍼보울을 앞두고 두 번의 기자회견에서 취한 린치의 행동에 대해 NFL은 벌금을 부과할 수 있을까. 현재 NFL의 계약서에는 ‘선수들은 미디어의 인터뷰에 응해야 한다’는 모호한 조항만 있다. 어쨌든 기자회견장에는 나왔으므로 린치로서는 ‘무죄’를 주장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서 리그, 시애틀 구단, 선수 노조, 린치의 에이전트회사 관계자들이 다음 주 만나 징계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자회견 자체만을 놓고는 벌금을 면할 수 있을지 몰라도 린치가 벌금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 한가지 있다. 이틀간의 기자회견장에 린치는 리그가 정한 공식스폰서가 아닌 다른 회사의 모자를 쓰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해 시애틀이 슈퍼보울에 진출했을 때 린치는 후드를 머리에 쓰고 선글라스를 낀 채 기자회견장에 나타나기도 했다.

린치는 말썽꾸러기 처럼 보일 수 있지만 러닝백으로서 경기력 만큼은 NFL에서도 정상급 선수다.

UC 버클리 3학년을 마친 뒤 2007년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2번째)에서 버팔로 빌스에 지명 돼 프로에 입단했다.

2010년 시즌 초반 시애틀로 이적해 피트 캐롤 감독과 만나면서 기량이 만개 했다. 올 정규시즌에서 1,306 러싱야드를 기록하면서 13개의 러싱터치다운을 기록했고 리시빙야드 역시 367야드에 4개의 터치다운을 기록했다. 러싱야드에서 리그 4위, 러싱 터치다운, 러싱/리시빙 터치다운 모두 리그 1위를 차지했다. 경기당 러싱야드(81.6야드)는 리그 5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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