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AR] '기성용 바라기' 황인범, 더 보고 더 배워야 한다

[A-STAR] '기성용 바라기' 황인범, 더 보고 더 배워야 한다

2018.10.18. 오전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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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이현호 기자= 대표팀의 신성 황인범(22, 대전 시티즌)이 자신의 롤모델 기성용을 바라보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북중미 다크호스' 파나마를 상대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벤투 부임 후 4경기 무패행진(2승 2무)을 이어갔다.

이날 황인범은 4경기 만에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드디어 자신의 우상인 기성용과 나란히 출격한 것이다. 황인범은 지난 9월 코스타리카전에서 교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후 인터뷰서 "벤치에서 (기)성용이형의 플레이를 감탄하면서 봤다. 킥 한 번으로 공격을 전개하더라. 지금의 내 플레이와 다르지만, 내가 가야할 길을 보여줬다"며 기성용을 닮고 싶다고 밝혔다.

이후 파나마전에서 황인범은 기성용, 남태희와 함께 중원의 한 축을 담당했다. 벤투는 이 3명을 역삼각형으로 배치했다. 기성용은 수비적으로, 남태희와 황인범은 공격적인 위치에 세웠다. 황인범은 기성용 바로 위에서 보다 자유로운 역할을 부여받고 공격에 치중했다.

공격지역에 침투한 황인범은 특유의 번뜩이는 몸놀림과 감각적인 탈압박으로 파나마 수비진을 당황시켰다. 상대 허를 찌르는 킬패스도 선보였다. 전반 31분에는 손흥민의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A매치 데뷔골까지 넣었고, 후반 19분에 교체되어 나왔다. 그의 말대로 기성용과는 다른 플레이었지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경기였다.

그러나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하다. 경기 종료 후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팀 트웰브'의 통계에 따르면 황인범은 총 58번의 볼터치를 기록했다. 이는 팀 내 3위 수치다. 하지만 기성용은 79회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패스 횟수에서도 이 둘의 차이는 눈에 띄었다. 황인범은 51번(3위)인 반면, 기성용은 70번(1위)을 시도했다. 이외에도 황인범은 볼 차단 5회(3위), 기성용은 7회(1위)의 차이를 보였다.

무엇보다도 패스 성공률 차이가 가장 컸다. 황인범은 76.47%의 패스 성공률을 보이며 팀 내 7위에 랭크됐다. 중원의 핵심 역할을 맡았지만, 패스 미스가 지나치게 많았다. 그의 롤모델 기성용은 92.86%의 성공률을 보여줬다. 중장거리 패스가 많았던 점을 생각하면 경이로운 수치다.

물론, 황인범과 기성용이 이 경기서 맡은 역할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황인범은 상대 수비 사이에서 공격적인 패스를 시도하며 활기를 불어넣었고, 기성용은 보다 아래에서 볼 배급과 공격 전개를 맡았다. 또한 출전시간에서도 약 1.5배의 차이가 있었다.

그럼에도 기성용과 비교하는 것은 그의 우상이기 때문이다. 황인범은 충분히 기성용 같은 존재가 될 재목이다. 기성용도 황인범과 비슷한 나이에 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이후 올림픽, 아시안컵, 월드컵 등 메이저대회에 모두 출전해 한국의 중원을 10년 가까이 책임졌다. 2010년대 한국 대표팀의 모든 역사와 함께했다.

이런 기성용이 언젠가 대표팀을 떠난다면, 그의 역할을 황인범이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 부담스럽겠지만 황인범은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이겨내야 한다. A매치 데뷔전의 다짐대로 '자신과 다르지만 자신이 가야할 길'을 보여준 기성용을 보며, 단점을 축소시키고 장점을 확대시키는 성장이 필요하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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