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INT] "우리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주자" 아산은 이 상황이 답답하다

[K-POINT] "우리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주자" 아산은 이 상황이 답답하다

2018.09.23. 오전 05:1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K-POINT] "우리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주자" 아산은 이 상황이 답답하다_이미지
AD
[인터풋볼=부산] 이명수 기자= 아산 무궁화 축구단이 존폐 위기에 몰렸다. 경찰청이 신규 의무경찰 축구 특기병 모집 중단을 일방통보한 것이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아산은 부산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지만 현재 흘러가는 상황은 아산에게 답답할 뿐이다.

아산 무궁화는 22일 저녁 7시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2 2018 29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경기에서 안현범의 역전골을 앞세워 2-1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아산은 성남을 제치고 리그 1위에 올라섰다.

아산은 전반 2분 만에 선제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2분 뒤 김현이 동점골을 터트렸고, 후반 26분, 안현범이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승리를 거둔 아산은 리그 단독 선두에 올랐고, 이대로 시즌을 마친다면 K리그1에 자동 승격하게 된다.

하지만 아산은 이날 승리에도 웃지 못했다. 현재 아산은 구단 존폐위기에 놓였다. 아산은 의경 대체복무 중인 선수들로 이루어진 팀인데 관리 기관인 경찰청에서 신규 선수 모집을 중단한다고 '일방통보' 한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아산은 선수 충원 없이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올해 새로운 신입 의경을 뽑지 않을 경우 선수 수급이 중단되고, 기존 선수들이 내년 3월에 제대하면 국가대표 미드필더 주세종, 이명주 등 단 14명의 선수들만 남는다. '20명 이상의 선수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K리그 가입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아산은 다음 시즌 K리그 무대에 참가할 수 없게 된다. 리그 1위에게 주어지는 K리그1 자동 승격 티켓도 눈뜨고 놓칠 판이다.

때문에 아산은 승리하고도 웃지 못했다. 굳은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나선 박동혁 아산 감독은 얼굴을 감싸쥔 채 한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눈물을 훔쳐낸 뒤 물을 한 모금 마시고야 입을 뗀 박동혁 감독은 "선수들이 어려운 과정 속에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승리해 고맙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동혁 감독은 "결과를 가져온 것에 대해서 칭찬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면서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고 선수들에게 말한 사실을 덧붙였다.

1골 1도움으로 아산의 승리를 이끈 김현 역시 "이런 분위기 속에서 팀, 선수들, 팬들이 조금 더 힘을 냈으면 좋겠다"면서 "감독님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실 때 울컥하시는 것을 봤다. 저도 그렇고 선수들이 모두 힘든 상황이다. 경기를 잘하고 이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흘러가는 상황은 알 수 없다. 박동혁 감독 역시 "정확히 어떤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아산 선수들은 자신들의 미래도 모른 채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다음 경기를 준비할 뿐이다. 박동혁 감독의 말처럼 '얼마나 우리가 잘하는지 보여주자'는 정신으로 뭉쳐 결정 뒤집기에 안간힘이다.

이날 아산은 '역전승'과 '리그 1위'라는 결과를 보여줬다. 선제 실점을 허용했음에도 불굴의 투혼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역전까지 성공시켰다. 박동혁 감독의 한 마디가 선수단을 움직인 것이다. 아산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축구를 계속 하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 현재 상황이 선수단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