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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 통해 완장의 무게감 배운 '뉴 캡틴'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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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09-12 11:00
[인터풋볼=수원월드컵경기장] 유지선 기자= 손흥민이 기성용으로부터 묵직한 주장 완장을 넘겨받았다. 본격적으로 노란 완장을 차고 나선 A매치는 두 경기뿐이었지만, 기성용을 통해 완장의 무게감을 배운 손흥민은 주장 역할을 곧잘 소화해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KEB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벤투 감독의 부임 직후 치른 2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며 9월 A매치에 마침표를 찍었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일주일이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벤투 감독이 하고자하는 축구를 확인할 수 있었고, 선수들도 감독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저마다 굵은 구슬땀을 흘렸다. 기성용에서 손흥민으로 대표팀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도 의미 있다.

# 기성용에서 손흥민으로, 중심 옮겨간 대표팀

한국은 이번 A매치에서 세대교체를 위해 조심스럽게 앞으로 한발을 내딛었다. 다음 월드컵을 목표로 벤투 감독 체제가 꾸려진 만큼, 멀리 내다봐야하기 때문이다. 기성용에서 손흥민의 팔로 옮겨진 주장 완장이 세대교체의 출발을 알렸다.

손흥민은 코스타리카전에서 기성용 대신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당연히 기성용의 몫이라 생각했던 주장 완장이 손흥민의 팔에 둘러져있던 것이다. 손흥민이 앞서 A매치에서 두 차례 완장을 차고 나선 적이 있었지만, 기성용이 부득이하게 결장하면서 일시적으로 맡은 주장직이었다.

기성용이 직접 주장 교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은 "지금의 팀은 4년 뒤를 바라보고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요청했다. 주장은 그 나라를 대표하고 영향력 있는 선수가 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손)흥민이가 제격"이라면서 "나는 뒤에서 동생들을 돕겠다"며 벤투호는 손흥민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나보다 동료가' 완장 차고 훌쩍 성장한 손흥민

본격적으로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선 것은 이번 9월 A매치 두 경기뿐이지만, 손흥민은 두 경기 만에 제법 주장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대표팀에만 오면 부진하다'는 비난이 한창 쏟아졌을 땐 골이 터지지 않으면 조급해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골이 터지지 않더라도 자신보다 주변을 한 번 더 바라보는 모습이다.

칠레전을 마친 뒤에도 팀을 우선시하는 손흥민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손흥민은 칠레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개인적으로 오늘 경기에서는 (황)의조가 골을 넣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면서 "의존도가 높은데, 나는 오히려 다른 선수들이 빛났으면 좋겠다. 요즘은 나보다 다른 선수들이 빛나길 바라면서 경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기성용이 홀로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짊어진 모습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본 까닭이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 주장 완장을 찬 기성용은 오랜 기간 혼자서 그 무게를 견뎌야 했다. 아직까지도 경기장 안팎으로 '기성용 없는 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죽했음 윤석영도 "(기)성용이 형이 그동안 대표팀을 위해 너무 많이 고생을 했다. 개인적으로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귀띔했다. 손흥민이 인터뷰에서 '의존도'를 언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만 빛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빛나야 한다는 사실을 어깨너머로 배운 셈이다.

최근 불거진 혹사 논란도 "괜찮다. 나만 뛰는 것이 아니다. 설렁설렁 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웃어 넘겼다. 선수단 모두 고생했는데, 자신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향하는 것을 원치 않은 것이다.

물론 갑작스런 변화에 지칠 법도 하다. 실제로 어른스럽게 인터뷰를 끝낸 손흥민은 해산하기 전 기성용의 품에 안겼다. '그동안 느꼈을 주장의 무게감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고 말하는 듯 했다.

"아시안게임과 대표팀 등 최근 축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많은 것을 배웠다"던 손흥민, 이제 시작일 뿐이지만 '뉴 캡틴' 손흥민이 지난 일주일간 보여준 모습은 기성용의 뒤를 이어 벤투호의 중심축이 될 것이란 기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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