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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맹의 갑질? 조태룡 대표의 말이 '어불성설'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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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09-04 17:49
[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비위 혐의로 논란이 된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가 "연맹의 갑질", "불합리한 공격"이라는 표현을 쓰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조태룡 대표이사의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어불성설(하는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뜻으로 한 말이 사리에 어긋나고 일관되지 못하며 이치에서 벗어난다는 뜻)'이었고, 자신의 불리한 상황을 감추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2017년 새로워진 강원FC의 등장은 K리그의 활력소였다. 프로야구구단 넥센 히어로즈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조태룡 대표는 강원에 부임한 후 K리그를 선도하는 클럽을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이근호를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오범석, 이범영, 황진성, 정조국 등 국가대표 출신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강원은 오전 7시에 선수 영입 보도 자료를 내며 '강원 타임'이라는 말까지 만들며 높은 기대감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강원은 2017년 K리그 클래식(K리그1) 무대에서 역대 승격팀 최고 성적(6위)을 냈고,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2018년은 다르다. 다른 의미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다. 정확히 말하면 강원을 최고의 구단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조태룡 대표를 둘러싼 잡음이 심상치 않다. 지난 5월 강원 지역 언론에서 조태룡 대표의 비위를 처음 보도된 뒤 여러 매체를 통해 조 대표의 여러 가지 비위행위들이 밝혀지고 있다.

심각한 문제였다. 조 대표는 개인 소유 대행사 '엠투에이치' 대표를 겸직하며 수수료 명목으로 구단 광고 대금의 50%를 수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상식적 계약 및 해석으로 과도한 인센티브 수령, 구단 스폰서(외국계 항공사, 강원한우)로부터 지급된 광고 대금 횡령, 구단 인턴직원에게 부적절한 업무지시 등 심각한 비위행위들이 알려졌고, 조 대표는 이중 일부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다.

조태룡 대표는 분명 지난 5월 공식 사과문을 통해 "CBS 보도에 대해 부적절한 처신이었음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합니다. 대표이사로서 일련의 일들로 구단과 팬들께 걱정을 끼쳐 드린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는 동시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를 표합니다. 앞으로 이 같은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혹여 저의 개인적인 문제로 구단 업무수행에 지장이 있다면 사임도 고려하겠습니다"며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약 4개월이 지나서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지적하는 보도에 오히려 숨은 의도성을 제기했고, 연맹이 특정 언론과 결탁하여 자신을 공격하고 '갑질'한다며 공식입장을 통해 비방에 가까운 말들을 전했다.

그렇다면 조태룡 대표이사의 말대로 연맹은 '갑질'을 하며 불합리한 공격을 퍼붓고 있는 것일까?

# 시‧도민구단협의회의 결성을 막은 프로축구연맹?

"K리그의 시‧도민구단들은 오래 전부터 구단주인 시장이나 도지사의 정당이나 성향에 따라 휘둘리고 경영의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왔기에, 저는 강원FC의 대표이사로 일하면서 K리그 문제아 취급을 받는 시도민구단의 애로를 논의ㆍ전달하고 K리그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고자 시‧도민구단협의회의 결성을 추진해 왔습니다. 대표자가 자주 바뀌는 시‧도민구단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프로축구연맹의 지배구조 하에서 시‧도민구단들이 적극적으로 힘을 합쳐 더 이상 '돈 먹는 하마'가 아닌 지역 고용창출과 문화ㆍ관광의 첨병 역할을 할 수 있게 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프로축구연맹에서는 그간 저의 건의사항을 도외시하고 시‧도민구단협의회를 부활하려는 저의 노력을 곡해한 끝에 몇 개월 전부터 스포츠니어스가 무분별하게 게재한 기사와 관련해 저희 구단에 수차례 공문을 보내어 수사 중인 사안 뿐 아니라 리그 운영과는 관련도 없는 각종 경영 사항에 대해서까지 자세한 답변을 요구하였습니다."

먼저 조태룡 대표는 K리그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고자 시‧도민구단협의회의 결성 및 부활을 진행했지만 연맹이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는 달랐다. 조 대표의 시‧도민구단협의회 결성 시도는 이미 자신에 대한 비위의혹이 불거지고 연맹이 사실관계 파악에 착수한 이후인 7월경에 추진된 것이었고, 다수 구단의 불참으로 무산된바 있다.

한 마디로 조태룡 대표는 K리그의 발전이 아닌 자신의 비위의혹이 불거지자 시‧도민구단을 하나로 모아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몰고 가려고 했지만 다수의 구단이 이를 반대했다. 실제로 한 시‧도민구단의 관계자는 "당시 시‧도민구단협의회 부활 시도는 조 대표가 본인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고 하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다른 구단들도 호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연맹의 무리한 질의서? 활동정지 규정?

"무엇보다 제가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프로축구연맹이 강원 FC에 보낸 공문이 수사 기관의 피의자 신문 조서보다 더 자세하고 제 개인의 신상에 관한 정보까지 요구하는 60여 항목의 터무니없는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연맹이, 경기 운영에는 관여하지도 않는 1개 구단의 대표이사인 저의 개인적 문제에 대해 특정 언론 매체의 보도가 나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마치 미리 계획한 것처럼 무려 4차례에 걸쳐 질의서를 보내어 답변을 강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불응할 경우 제재를 하겠다고 협박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또한, 프로축구연맹 스스로가 과거 사례에 비추어 제재가 어렵다고 생각했던지, 최근 7월 23일 프로축구연맹 이사회가 수사기관에서 조사 중인 사안인 경우에도 활동정지를 명할 수 있는 규정까지 새로이 신설하였습니다."

조태룡 대표는 공식 입장을 통해 연맹이 자신의 비위행위에 대해 터무니없는 내용에 대해 질의서를 보냈고, 특정 언론과 결탁해서 자신을 협박하며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연맹이 제재가 어렵다고 판단, 활동정지를 명할 수 있는 규정을 새로 신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는 조금 달랐다. 일단 연맹은 조태룡 대표 비위행위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공문 및 질의서를 3차례 발송했고, 이를 강원과 조태룡 대표는 영업비밀, 개인정보, 법적 절차 진행 중을 이유로 3차례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

이후 연맹은 질의서에 대한 답변이 영업비밀, 개인정보, 법적 절차 등과 무관하며 K리그 정관 및 규정(정관 13조 1항 4호)에 의거 답변할 의무가 있음을 수차례 주지시켰으나 조태룡 대표는 이를 무시했다. 이에 연맹은 최종적으로 구단이 아닌 조 대표 본인이 알고 있는 사실을 답변하라는 취지로 공문을 발송했으나 '조 대표에 대한 질의서는 조 대표 본인 집주소로 발송하라'며 다시 한 번 거부했다.

조 대표의 말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다. 연맹의 정관에 따르면 연맹의 지도감독권한은 구단의 건전한 운영, 비위 방지를 위한 조사 권한까지 미친다고 돼있지만 조 대표는 이를 잘못 해석해 연맹이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7월 23일 이사회에서 신설된 활동정지 규정에 관한 것도 조 대표가 이해한 것과는 달랐다. 최근 프로축구는 물론이고, 프로야구, 프로농구 등에서 성폭행, 음주운전 등 강력 범죄 및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기 위해 활동정지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

실제로 이 규정은 조 대표 개인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님이 확인됐다. 연맹은 최근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강원 함석민에 대해 K리그 공식경기 출장 60일 금지의 활동정지 임시조치를 한바 있고, 최종적으로 출장정지 10경기, 제재금 800만원의 징계를 부과한바 있다.

# 일 안하는 연맹? 연맹의 갑질? 조 대표는 본인부터 돌아봐야 한다

"저는 프로축구연맹이 쌓아둔 200억 원의 잉여금의 일부를 중계 인프라 개선 및 아카이브 제작에 투자함으로써 팬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와 같은 일련의 변화시도를 프로축구연맹에서는 기득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 것이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조태룡 대표이사는 연맹을 향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조 대표는 연맹이 쌓아둔 잉여금 200억 원을 중계 인프라 개선 및 아카이브 제작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말했고,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서는 히딩크 영입을 시도했다면서 연맹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도 '어불성설'이다. 일단 조 대표가 주장한 '200억 원'은 잉여금이 아니라 축구발전기금이고, 이미 제재금은 선수 복지 목적으로 사용 중에 있다. 그리고 영상 아카이브 제작, 자체중계 시도 등은 이미 연맹이 추진 또는 구상중인 아이디어이고, 이것을 마치 자신만의 독창적인 구상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 오히려 조 대표는 중계발전TF 당시 불성실한 회의태도와 중계현실과 동떨어진 일방적인 주장으로 일선 PD들의 반발을 샀고, 이 때문에 중계발전TF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마감됐다는 일도 전해졌다.

또한, 조 대표는 '히딩크를 영입하려 했다', '연맹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을 했는데 관계자에게 확인 결과 조 대표의 말은 사실과 다름을 확인했다. 여기에 연맹이 정말로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K리그가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실시한 프로스포츠 종목 간 성과평가에서 2년 연속(2016, 2017) 1위를 차지할 수 없다. 물론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적어도 연맹의 '공'까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

조태룡 대표는 연맹의 갑질을 주장하기 전에, 연맹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기 전에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 조 대표는 상근임원으로 보수를 받으면서도 사무실에 거의 출근(연 20회 미만)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고, 법인카드 사용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등 여러 문제를 야기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사과와 해명은 없었고, 오히려 연맹의 갑질로 규정하며 자신을 보호하기 바빴다.

물론 연맹의 노력에도 K리그 팬들의 신뢰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조 대표는 연맹을 비방하고, 연맹의 갑질로 규정하기 전에 자신을 둘러싼 의혹부터 해소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해결됐을 때 정당한 방법으로 연맹에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 대표의 공식 입장은 이런 것들이 빠져있었고, 앞뒤가 맞지 않는 '어불성설'이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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