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POINT] 2018년, 여론 바꾼 '두 에이스'...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AG POINT] 2018년, 여론 바꾼 '두 에이스'...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2018.09.02. 오전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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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오승종 기자= 2018년 치렀던 두 번의 국제 대회가 한국 축구에 준 교훈이 있다. 선수들의 활약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것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에 위치한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결승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일본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주장 손흥민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 전원은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특례를 받게 됐다.

대회가 종료된 후, 득점왕은 한국 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졌던 황의조가 차지했다. 황의조는 대회 기간 총 9골을 넣으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중에는 두 번의 해트트릭도 있었다.

황의조는 대회 개막 전까지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미운 오리였다.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 등 쟁쟁한 공격 자원들이 포진한 김학범호가 와일드카드 한 장을 공격수인 황의조에게 쓰자, 국내에서는 불필요한 와일드카드가 아니냐는 여론이 조성됐다. 과거 김학범 감독과 황의조가 성남FC에서 맺었던 인연을 이유로 '인맥 축구'가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다.

황의조는 이 논란에 경기력으로 대답했다. 황의조는 개막전부터 바레인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이후 총 9개의 골을 기록하며 김학범호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골들의 영양가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황의조는 16강에서 난적 이란을 상대로 소중한 선제골을 성공시켰고, 8강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을 연장전으로 인도했다.

비난을 잠재운 황의조의 활약에 연상되는 선수가 있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김영권이다. 김영권 역시 대회 시작 전 많은 비난에 시달렸지만, 개막 후 최고의 경기력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김영권은 작년 인터뷰에서 논란을 일으키며 국내 축구팬들에게 좋지 않은 의미로 인상을 남겼다. 김영권은 작년 8월 홈에서 펼쳐진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졸전 끝에 무승부를 거둔 후 "관중 소리가 너무 커 선수들 간의 소통에 지장이 생겼다"는 발언을 해 사람들의 반감을 샀다.

이후 김영권은 어떤 뉴스에서건 네티즌들의 표적이 됐다. 월드컵을 앞둔 평가전에서도, 월드컵 최종 명단에 소집됐을 때도 김영권은 변함없는 비난의 대상이었다. 김영권 본인은 선수들의 월드컵 출사표에서 '필사즉생 필생즉자'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묵묵히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찾아온 월드컵, 상황은 급변했다. 김영권은 조별예선 3경기 동안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한국의 후방을 책임지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영권은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골까지 기록하며 한국에 '카잔의 기적'이라 불리는 역사적인 승리를 안겼다. 대회가 끝난 후 김영권은 어느새 국내 축구팬들에게 찬사가 아깝지 않은 선수가 돼있었다.

2018년에 펼쳐졌던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은 한국 축구에 한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했다. 주변 상황이 어떤 모습을 띄고 있든 일단 선수들의 경기력만큼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점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장 무거운 태극 마크를 달고 있던 두 미운 오리는, 이제 다음 A매치에서 가장 기대되는 백조로 거듭났다.

사진= 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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