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POINT] '수비 불안↑+결정력↓' 김학범호, '천적' 이란 넘을까?

[AG POINT] '수비 불안↑+결정력↓' 김학범호, '천적' 이란 넘을까?

2018.08.21. 오전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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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천적' 이란을 상대로는 어설픈 축구로 통하지 않는다. 김학범호가 조별리그 3경기를 통해 보여준 문제점은 명확했고, 정말로 우승을 노린다면 '수비 조직력'부터 가다듬어야 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은 20일 오후 9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에 위치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키르기스스탄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승점 6점을 기록했고, 바레인에 패배한 말레이시아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에 의해 E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상대는 F조 1위 '천적' 이란이다.

# 이겼지만 불안했던 수비 조직력, 이제 '수비의 핵' 김민재도 없다

승리는 했지만 불안함을 지울 수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 조직력이었다. 한국은 수비진과 중원에서 잦은 패스 미스를 범하면서 위기를 자초했고, 중원에서도 전방으로 연결하는 패스가 부정확하면서 전체적으로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두 수 아래로 평가받는 키르기스스탄의 역습에도 흔들렸다. 김민재의 파트너 정태욱은 공중전에서는 강했지만 상대의 역습에는 취약했고, 몇 차례 위기를 노출했다. 여기에 좌우 풀백도 공격적으로 전진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공간을 많이 내줬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천적' 이란전에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나서지 못한다. 김민재는 전반 18분 상대편의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깊은 태클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미 조별리그에서 카드 한 장이 있었던 김민재는 이번 옐로카드로 16강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파울이 없었다면 곧바로 골키퍼와 1대1 찬스가 될 수도 있었기에 파울 자체를 나무라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김민재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김학범호 수비진의 중심이다. 김민재는 조별리그 3경기 동안 모두 선발로 출전했고, 포백과 스리백을 가리지 않으며 중심을 잡아줬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고, 김학범 감독은 황현수, 조유민, 정태욱을 중심으로 수비진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앞선 3경기를 봤을 때 세 명의 센터백 모두 불안했기에 김민재의 공백은 더 크게 다가오고, 반드시 공백을 메워야 한다.

# 답답했던 공격력, '수비 강한' 이란 뚫을 수 있을까?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높았다. '와일드카드'로 손흥민과 황의조가 합류하면서 황희찬, 이승우, 나상호와 함께 최강의 공격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고, 대부분의 외신에서도 한국을 우승 후보 0순위로 꼽았다. 적어도 공격력에 대한 걱정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랐다. 바레인과 1차전에서는 황의조가 폭발하면서 대승을 거뒀지만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가 작정하고 잠그자 황의조, 황희찬 등으로 구성된 공격진은 재대로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고, 오히려 역습 두 방에 무너졌다. 공격수들은 다급해진 마음에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골 결정력 부족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3차전에서도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나상호, 황인범 등 공격적인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며 다득점 승리를 노렸지만 손흥민의 클래스있는 한 방이 없었다면 무승부를 기록할 수도 있었다.

이제는 다르다. 성인 대표팀과 마찬가지로 수비력이 강한 이란을 만난다. 그동안 이란과 국제무대에서 만나 별로 좋은 기억이 없는 한국 축구이기에 통쾌한 경기력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현실이다. 김학범 감독 입장에서는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이승우, 나상호를 가지고 최적의 공격 조합을 만들어 '천적' 이란을 넘어야 한다.

# 우승을 원하는가? 이광종호에서 해법 찾아야 한다

우승을 하려면 수비 조직력부터 다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바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이 말이 통했다. 지금은 하늘나라로 떠난 故 이광종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맡고 많은 비난을 견디면서도 수비 조직력을 다졌고, 실제로도 수비적인 전술로 대회에 임했다.

결과는 무실점 우승이었다. 이광종호는 와일드카드로 김신욱, 김승규, 박주호를 뽑으면서 수비 안정화에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김승규가 후방을 든든하게 지켰고, 박주호가 중원을 단단하게 하면서 7경기에서 전승과 함께 13득점 무실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학범호는 이미 무실점 우승은 어려워졌다. 그러나 남은 기간이라도 수비 조직력을 다지는데 힘써야 한다. 물론 아시안게임이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에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남은 토너먼트에서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불안한 수비를 해결해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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