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액션 In 로스토프] '또' 눈물 흘린 손흥민,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리액션 In 로스토프] '또' 눈물 흘린 손흥민,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2018.06.24. 오전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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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로스토프(러시아)] 정지훈 기자= 그야말로 고군분투였다. 4년 전 브라질에서의 눈물을 기억하고 있는 손흥민이었기에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결과는 '2패'였고, 경기 후 손흥민은 또 한 번의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24일 오전 0시(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 위치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멕시코에 1-2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2연패와 함께 조 최하위를 유지했고,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려워졌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특히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라는 부담감을 짊어진 손흥민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며 그라운드를 누볐고, 0-2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만회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패배였다. 4년 전 브라질에서 아쉬운 결과로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손흥민에게는 더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또 한 번의 눈물은 없다고 스스로 다짐했지만 쏟아지는 눈물을 쓸어담을 수는 없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눈이 붉게 충혈 된 채 아쉽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는 "결과를 바꿀 수는 없다.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 초반에 찬스를 많이 놓쳐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강팀이 아니기 때문에 찬스가 왔을 때 일찍 해결해줬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너무 아쉽다. 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도 너무 잘해줬다"며 동료들을 감싸며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눈물의 이유는 미안함이었다. 지난 4년 전에는 아쉬움이 컸다면 이번에는 '에이스'의 책임감을 다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더 컸다.

손흥민은 "어린 선수들도 있어서 위로를 해줘야 하는 위치였기 때문에 울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쉽지 않았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고, 조금만 더 했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는 생각에 죄송스러워서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며 취재진 앞에서도 눈물을 조금 보였다.

이어 손흥민은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내가 어렸을 땐 그만큼 잘했었나 싶더라. (기)성용이 형이 짊어지고 있는 짐도 나눴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 성용이 형에게도 미안하다"면서 주장 기성용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번 월드컵 두 경기에서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수비수 장현수도 감쌌다. 장현수는 스웨덴전에서 패스 미스로 아쉬움을 남겼고, 이번 멕시코전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실수는 그만큼 더 뼈아팠다.

그러나 손흥민의 생각은 달랐다. 실수를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였고, 그 누구보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가 바로 장현수였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어렵다. 누가 못하려고 하겠는가. 골은 먹힐 수밖에 없다. 나도 수비를 잘 못한다. 본인이 잘 하려 하다보니 실수 나온다. 두 번째 실점은 공격수가 너무 잘했다. 괜히 프리미어리그 좋은 팀에서 뛴 선수가 아니다. 그게 또 현수형이라는게 미안하다. 현수 영권이형 벤치 수비수들 모두 고맙다"며 장현수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전했다.

그래도 손흥민의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독일전에서 다득점 승리를 거두면 기적 같은 16강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독일, 멕시코 등 세계적인 강팀이다. 그러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노력은 끝까지 해야 한다. 끝까지 해보고 안 됐을 땐, 실력 차이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한다. 16강 여부에 상관없이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며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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