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토프 현장 POINT] 드디어 꺼내든 발톱, 늦은 타이밍이 아쉽다

[로스토프 현장 POINT] 드디어 꺼내든 발톱, 늦은 타이밍이 아쉽다

2018.06.24. 오전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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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로스토프(러시아)] 정지훈 기자= 한국이 스웨덴에 이어 멕시코에도 무릎을 꿇고 말았다. 뒤늦게 발톱을 꺼내들었지만, 늦은 타이밍이 아쉬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24일 오전 0시(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 위치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드디어 신태용호의 '플랜 A'가 가동됐다. 한국은 멕시코전에서 그동안 주로 활용했던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손흥민과 이재성을 최전방에 세웠고, 황희찬과 문선민을 좌우 측면에 배치해 공격을 돕도록 했다. 승리가 절실한 만큼 1차전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변화는 주효했다. 1차전에서 고립되며 외로웠던 손흥민은 황희찬과 이재성, 문선민 등의 도움으로 훨씬 수월하게 공격을 전개했다. 전체적인 공격 작업도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무려 17회의 슈팅을 기록했고, 스웨덴전 0회에 그쳤던 유효슈팅도 6회까지 끌어올렸다.

뒤늦게 꺼내든 발톱이 아쉽다. 1차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상대보다 우리에 좀 더 집중하면서, 좀 더 일찍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들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한국은 1차전에서 손흥민이 홀로 외로운 싸움을 펼쳐야 했다. 수비적으로 나서면서 최전방이 휑했고, 그로인해 손흥민이 빠른 스피드로 치고 나가도 주변에 받아줄 선수가 없었다. 물론 철저하게 계획된 일종의 전략이었다. 상대를 세세하게 분석했고, 그 결과 일단은 '발톱'을 숨기고 웅크려있는 것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멕시코전을 마친 뒤에도 "(스웨덴전) 실수를 인정할 부분도 있다. 그러나 스웨덴은 상대가 무조건 앞으로 나갈 경우 그것을 역으로 노리는 팀이라, 그 부분이 염려됐다. 선실점하지 않고 기회를 노리며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지 못해 아쉽다"고 복기했다.

그러나 축구는 마음먹은 대로 착착 진행되는 게임이 아니었다. 고심 끝에 최상의 시나리오를 마련했지만, 경기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간과한 것이다. 스웨덴의 역습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우리의 것을 마음껏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박주호도 "아쉽게 패했지만 오늘 경기는 정말 잘했다. 독일전서도 오늘처럼 해줬으면 좋겠다"며 2차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멕시코전 90분으로 좁혀도 발톱을 꺼내든 타이밍이 여러모로 아쉽다. 후반 추가시간이 돼서야 손흥민의 만회골이 터진 것이다. 손흥민의 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공세를 펼쳤지만, 주어진 시간은 터무니없이 짧았다.

손흥민도 "초반에 찬스를 많이 놓쳐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우리가 강팀이 아니기 때문에 찬스가 왔을 때 일찍 해결해줬어야 하는데 "라며 아쉬워했다.

한국은 뒤이어 펼쳐진 스웨덴과 독일의 경기가 독일의 2-1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물론 자력 진출은 불가능하며 기적을 바라며 3차전 독일전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늦은 타이밍이 아쉽긴 하지만 기지개를 켠 한국, 한번 꺼내든 발톱을 마지막 경기에서만큼은 마음껏 휘두르고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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