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In 상트] '비난'과 '도발'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신태용호

[대표팀 In 상트] '비난'과 '도발'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신태용호

2018.06.14. 오후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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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정지훈 기자= 3전 전패라는 비난과 떨어진 관심 그리고 스웨덴의 도발에도 신태용호는 방향키를 잘 잡고 있었고, 흔들리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13일 오후 4시(현지시간)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첫 번째 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근교에 사는 교민 250여 명 정도가 훈련장을 찾았고, 월드컵을 위해 러시아에 입성한 신태용호를 응원했다.

훈련은 약 50분 정도 진행됐다. 아무래도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강도 높은 체력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두 번의 평가전을 치렀기에 실전 훈련보다는 회복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공식 훈련의 화두는 '도발'이었다. 앞서 열린 스웨덴 대표팀 감독의 인터뷰가 시작이었다. 스웨덴의 안네 안데르손 감독은 1차전 상대인 한국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국의 전력에 대해 분석하지 않았다. 첫 경기 이후 대진인 독일과 멕시코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의도적으로 한국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고, 스웨덴의 미드필더 빅토르 클라에손도 같은 내용의 발언을 했다.

월드컵에서 첫 경기는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 패배는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팀들에게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한국 대표팀도 스웨덴전에 '올인'을 선언한 것이고,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스웨덴에게도 한국전은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서도 감독과 선수가 한국을 무시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의도적인 도발이라 볼 수 있다.

스웨덴의 의도적인 도발. 그러나 신태용호는 흔들리지 않았다. 선장인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이 우리를 분석하지 않았다면 100% 거짓말일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말할 수 없다. 무슨 의도로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분석 안했으면 안 한대로 경기를 잘했으면 좋겠다"며 단호하게 말하면서도 위트를 섞어 답변했다.

'캡틴' 기성용과 '막내' 이승우도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다. 기성용은 "분석 안하면 자기들만 손해다"라고 말하며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고, '막내' 이승우는 "제가 특별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스웨덴은 우리가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준비를 안했다고 하는데 우리한테 지고, 우리는 즐겼으면 좋겠다"며 거침없이 도발에 응수했다.

'에이스' 손흥민도 스웨덴의 도발에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진지한 자세를 강조했다. 손흥민은 "스웨덴의 도발은 우리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잘 준비했으니 안 보는 것이다. 우리가 더 칼을 갈고 경기장에 나서야 하고, 그런 말을 선수들이 기억해야 한다"며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이날 훈련장의 분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좋았고, 유쾌했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1무 1패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국내에서는 3전 전패를 할 것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고, 대표팀을 향한 기대감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방향키를 잘 잡으며 스웨덴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먼저 신태용 감독은 "팬들이나 언론에서는 볼리비아전은 자신감을 위해 이겼어야 했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결과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고, 평상시처럼 편안하게 경기를 했다. 강한 훈련 때문에 몸 상태가 무거웠고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 다만 조직력, 전술 등을 만들었고, 감독인 제 머리에는 어느 정도 구상이 돼있다. 팬들의 우려를 알고 있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수들도 자신감이 있었다. '에이스' 손흥민은 간절함과 자신감을 강조하며 "월드컵은 계속 꿈꾸던 무대다. 잠들기 전에 생각하면서 꿈꾸던 무대가 아니라 계속 생각해왔고 꿈꾸게 된 무대다. 자신감 여부는 상당한 차이를 만든다.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성용도 "지난 월드컵 경험을 통해 나도 배운 게 많다. 저희도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한다. 대표 선수로서 월드컵에 나가서 누구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월드컵이 정말 중요하다. 지금 해 온 것, 물론 과정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첫 경기다. 자신 있다. 우리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팬 분들도 알아주시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면 응원해주실 것이다"고 전했다.

'막내' 이승우도 팬들의 응원을 당부했다. 그는 "월드컵에 나가면 항상 약체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축구라는 것은 모른다. 사람들이 예측은 할 수 있지만 결과는 모른다. 스웨덴전을 잘 준비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선수들도 믿고 있다. 팬들의 응원은 항상 힘이 난다. 팬 분들이 찾아와 주시면 힘이 된다"며 반전을 약속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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