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뷰] '성덕' 감스트, "축구는 내 운명, 언젠가는 축구인이 되고 싶다"(1편)

[Inter뷰] '성덕' 감스트, "축구는 내 운명, 언젠가는 축구인이 되고 싶다"(1편)

2018.06.07. 오전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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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진정으로 '성공한 축덕(축구 덕후)'이다. 본인은 아직 겸손하게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지만 이제 그를 알아보는 것은 축구 팬 뿐만이 아니다. 작은 인터넷 방송에서 시작해 이제는 지상파 축구 해설가로 거듭난 BJ감스트. 사연 넘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6월 8일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잠시였지만 '감스트'였다. 이유는 분명했다. 축구 BJ로 시작해 이제는 지상파 월드컵 해설위원으로 거듭난 인기 BJ감스트가 '라디오스타'라는 첫 지상파 예능에 출연해 화려한 입담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사실 축구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잘 모를 수 있는 인물이지만 그가 주는 영향력은 엄청났고, 많은 사람들이 이전과 다른 특이한 캐릭터를 가진 감스트를 주목하고 있다.

단 한 번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사실 감스트는 이미 이전부터 많은 팬들을 보유한 '스타'였다. 감스트 방송을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들은 많아도, 한번만 본 사람들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방송은 영향력이 엄청났다. 이런 이유로 감스트는 금세 인기를 얻었고, K리그 홍보대사를 거쳐 이제는 월드컵 중계까지 어찌 보면 초고속으로 승진했다는 표현이 딱 맞는다.

그러나 감스트는 여전히 초심을 찾고 있었다. 그 초심이란 '축구'였다. 그냥 축구를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 이제는 너무 커져버렸지만 감스트는 여전히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팬이었고, 여전히 축구만 생각하는 '성공한 덕후'였다. 그런 그에게서 '축구'라는 초심을 들어봤다.

# 그냥 좋아서 시작한 축구 방송, 'BJ감스트'를 만들다

-인터넷에서 축구 콘텐츠를 시작한 이유는?

사실 저도 한 명의 시청자였다. 조선대 영문과에 다니고 있었고, 복학을 준비하고 있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정확하게 기억하는데 2012년 2월 PC방에서 아프리카TV를 시청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그렇게 계속 볼 거면 인터넷 BJ를 해봐'라고 권했다.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BJ루니, BJ마케렐레 등 다양한 닉네임을 고민하다가 친구가 지어준 BJ감스트가 됐다. 당시 박지성 선수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라이벌 선수가 블랙번에서 뛰던 모르텐 감스트 페데르센였다. 박지성 선수가 조금만 못하면 이 선수의 맨유 이적설이 뜨곤 했다. 그래서 BJ감스트가 됐다.

-처음부터 좋은 반응이었는가?

아니다. 처음에는 7명 정도가 방송을 지켜봐주셨고, 너무 신기했다. 마지막에 시청자가 '내일도 하나요?'라고 질문을 했다. 당시 저는 방송을 계속할 생각이 아니었지만 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원래는 영어 선생님이 꿈이었고, 평범한 삶을 꿈꿨다. 누군가에게 말을 잘하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방송을 하는 것은 인연 또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텐데...성공할 것이라 예상했나?

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제가 해병대를 나왔는데 선임들이 '밖은 더 힘들다'고 말했다. 저 역시 사회 밖으로 나왔을 때 너무 힘들었고, 현실은 차가웠다. 영어 공부는 해야 하는데 잘 되지 않았고, 억지로 공부를 해야 했다. 군대 가기 전에 잠시 축구 캐스터도 준비를 했었는데 그때 계란도 먹어보고, 열심히 준비했던 기억이 났다. 그때 준비하면서 축구 지식을 조금이나마 쌓았던 것이 기억났고, 축구를 좋아한다는 것이 그저 좋았다. 정말 힘들고 막막했지만 축구라는 것을 꿈꾸며 힘든 것을 극복했다.

-많은 콘텐츠 중에 축구를 선택한 이유는?

그냥 축구는 이유가 필요 없었다. 그냥 좋았다. 박지성 선수가 맨유로 가면서 더 관심 있게 봤다. 박지성 선수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몰입했던 것 같다. 이때부터 네드베드, 마케렐레 등 선수들을 알아가는 것이 너무 즐거웠고, 밤을 새도 행복했다. 책도 보지 않았던 제가 자연스럽게 서점에 가서 축구 잡지를 사서 읽었고, 온갖 축구 책들은 다 샀던 것 같다. 사실 저는 책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다. 부끄럽지만 수능 등급도 7등급이다. 그런데 축구는 달랐고, 조기 축구, 축구 게임, 축구 이야기 등 모든 것이 즐거웠다. 축구 동아리도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소심해서 잘 되지 않았다. 축구는 제 삶이었다. 축구 자체로 빨려 들어갔던 것 같다. 이거다 싶었다. 제 성격도 이거다 싶으면 죽어라 하는 성격이다.

-축구의 가장 큰 매력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가장 큰 매력이라면 설렘과 기다림이 있는 스포츠다. 매 경기 같은 내용이 나올 수 없는 스포츠고, 모든 것이 스토리가 되는 스포츠다. 축구라는 하나의 스포츠에서 많은 것들이 나온다. 이적 시장, 축구 팬들의 다툼, 선수들의 열정 등 모든 것들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이 매력이다. 유럽에서는 축구가 사람들의 삶이다. 그만큼 멋진 스포츠고, 알아 가면 알아갈수록 매력이 있는 스포츠다.

-진짜 축구 실력이 궁금하다

정식적으로 배운 적은 없어서 잘은 하지 못한다. 다만 고등학교 때부터 조기 축구회에서 꾸준하게 열심히 했다. 실력은 딱 중간 정도인 것 같다. 얼마 전에 수원 삼성 경기에서 시축을 했는데 욕을 많이 먹었다. 무회전킥을 보여준다고 했는데...아쉬움이 있다. 어렸을 때 조금이라도 배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축구 중계에 대한 구상

아프리카TV에서 해외축구에 대한 중계권을 가진 2013년부터 축구 중계에 대한 꿈을 키웠다. 과거 축구 캐스터가 꿈이었기 때문에 너무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을 했다. 그때는 캐스터, 해설까지 모두 해야 했다. 재미있게 하다 보니 조금씩 알려졌고, 아프리카TV 운영진에서 연락이 왔다. 메인으로 올려 줄 테니 열심히 하라는 말을 들었다. 정말 재미있게 시작했다. 잠깐 개그맨에 도전하기도 했지만 본격적으로 축구 중계를 시작했다. '축알못'이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재미를 많이 추구했던 것 같다. 있는 그대로 욕도 하고, 동네형처럼 친근하게 다가갔던 것이 성공할 수 있었다.

-성공 요인이 있다면?

다른 축구 해설자 같은 경우는 말을 함부로 하면 큰 일 난다. 어떤 특정 팀을 이야기하면 편파 해설 한다고 이야기를 듣는다. 저 같은 경우에는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잘못된 거지만 리버풀 등 여러 팀들을 디스했는데 오히려 속 시원하게 말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한국 축구에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했을 때는 '사이다 발언'이라는 말을 들었다. 감스트스럽게 비속어도 쓰면서 한국 축구를 이야기했는데 많은 분들이 좋은 반응을 주셨다. 마이너적인 감성이 통했다. 저는 뻔뻔하고, 자신감 있게 말한다.

# 무플보다는 악플! 축구 인이 되고 싶은 감스트!

성공의 이면에는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감스트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감스트에게 가장 속상한 순간을 물었을 때 "축구에 대한 진정성을 몰라 줄 때"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무래도 인터넷 방송이기 때문에 조금은 장난스러운 면이 많고, 어쩔 때는 비속어까지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감스트는 종종 '축알못'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축구를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는 말을 듣곤 한다.

그러나 직접 만나본 감스트는 달랐다. 축구에 대한 진정성은 진짜였고, 지금은 평범한 '축알못'이지만 언젠가는 '축구인'으로 불리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또한, 먼 훗날에는 자신이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는 큰 꿈도 있었다.

-'축알못'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쉽기도 하지만 당연하다. 예전에는 축구 공부를 열심히 했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에 잘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나쁘지만 받아들이니까 편했다. 차근차근 계단을 밟고 올라가고 싶고, 지금도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5년 후에는 정말 공신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한준희 해설위원처럼 될 수는 없지만 '축알못'이 '축잘알'로 되고 싶다.

-박문성 해설위원과 방송도 함께 했는데 어떤 느낌이었는가?

고등학교 때 박문성 해설위원에게 싸이월드 쪽지로 축구 캐스터나 해설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렇게 우러러보던 분과 같이 방송을 하니 느낌이 남달랐다. 최근에는 식사도 함께 했다. 참 성공한 덕후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성공을 하려면 더 달려가야 한다. 그래도 신기했다. 이후 박문성 해설위원님이 좋은 평가도 받고 있고, 이미지도 좋아지신 것 같다. 제가 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다. 5% 정도는 제가 기여한 것 같다.(웃음) 박문성 위원님이 정말 말씀을 잘하셨다.

-팬들과 어떻게 소통을 하는가?

팬들과는 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도 하고, 소통을 많이 한다. 방송 이후의 삶도 공유를 한다. 제 다큐도 만들었는데 팬들이 좋아해주셨다. 여전히 이런 반응을 볼 때마다 신기할 뿐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고, 비선수 출신으로 한국 축구에 기여하고 싶다. 그래서 K리그 홍보대사도 더 하고 싶다고 했다.

-K리그 직관, 인기를 실감하는가?

얼마 전에 상암을 갔을 때도 많이 알아봐주셨다. 외국인도 알아보시더라. 너무 좋았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K리그를 신경 쓰지 못했는데 초심을 잃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물론 저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더 열심히 준비하고, 몸 관리도 해야 한다.

-24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 힘들지는 않은가?

어떤 주는 정말 죽을 만큼 힘들 때가 있다. 그러나 제가 선택할 길이다. 형식적인 말이겠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해서 행복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아직은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 시간을 배분하지 못해 일이 꼬이는 경우가 있다. 쉬는 날에도 영상을 찍고,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사실상 쉬는 날은 없는 것 같다.

-축구 콘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부정적인 이야기도 있다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들었을 때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모두가 저를 다 좋아할 수는 없다. 그저 열심히 할 뿐이다. 무관심보다는 악플이 더 낫다. 제가 더 열심히 해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바꾸고 싶고, 어떤 관심이든 정말 감사하다. 최근 제가 김민재 등 선수들을 언급하며 부상을 당하고, 좋지 않은 일이 나온다. '감펠레'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왔다. 선수들에게는 정말 죄송한 마음이다. 조금 벗어났지만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래도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제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떨 때 가장 많은 보람을 느끼는가?

그냥 매일, 매일 감사하다. 칭찬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물론 칭찬을 듣고 관심을 표현해주시면 보람을 느낀다. 가장 큰 보람은 K리그 홍보대사다. K리그가 잘돼야 저도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나아가서는 어렵게 축구 선수 생활을 하는 분들을 돕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한국 축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나중에 감스트란 이름이 나오면 그래도 한국 축구를 위해 열심히 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어떤 감스트가 되고 싶은가?

축구 인이라는 말을 썼다가 많은 분들의 지적을 받았다. 당연한 반응이다. 축구 인이라는 표현은 아직 맞지 않다. 그냥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불렸으면 좋겠다. 축구에 대한 애정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 부분들이 잘 보여 지지 않는 것 같다. 장난스럽게 하다 보니 그런 모습만 보이는 것 같다.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축구 인으로 불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중에는 주목받지 않는 선수들도 주목하고 싶고, 능력이 된다면 돕고 싶다.

-제2의 감스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축구를 절대 버리면 안 된다. 항상 옆에 있어야 한다. 물론 운도 중요하다. 저도 이렇게 유명해질지 몰랐다. 다만 축구를 항상 생각하고, 옆에 있었기 때문에 작은 성공이라도 할 수 있었다. 인생에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다. 축구에 관한 직업을 하고 싶다면 축구를 항상 옆에 둬야 한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축구를 바라봐야 한다. 그래야 돌고 돌더라도 축구 관련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윤경식 기자, BJ감스트 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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