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POINT] '을용타카'는 고요한의 존재로 결정된다

[K리그1 POINT] '을용타카'는 고요한의 존재로 결정된다

2018.05.13. 오전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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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춘천] 이현호 기자= "아직 '을용 타카'는 아니다. (고)요한이가 중요하다." 경기 전 이을용 감독대행이 수줍게 웃으며 던진 한마디에는 큰 의미가 있었다.

이을용 대행이 이끄는 FC서울은 12일 오후 2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의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13라운드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은 전반과 후반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전의 서울은 중원에서 시작된 아기자기한 패스로 전방까지 전진하여 강원의 골문을 노렸다. 후반전의 서울은 중원에서 공을 소유하지 못한 채 강원의 거센 공격을 걷어내기 바빴다.

서울이 강원에 주도권을 넘겨준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고요한의 존재 유무다. 서울의 중원에 전반에는 고요한이 있었고, 후반에는 없었다.

고요한은 4-3-3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전방과 후방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다. 고요한은 에반드로, 심상민과 호흡을 맞추며 서울의 왼쪽 공격과 수비를 모두 커버했고, 최전방의 박주영을 지원해주며 골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또한 고요한은 중원 파트너인 신진호, 황기욱과 함께 서울의 허리를 단단히 잡아줬다. 고요한은 서울의 역습 상황에서 직접 패스를 뿌려줬고, 강원의 역습 상황 때는 몸을 날리는 태클로 상대의 공격을 끊었다.

한마디로 고요한은 서울이라는 톱니바퀴를 잡음 없이 굴러가게 해주는 윤활유였다.

윤활유가 마른 톱니바퀴는 문제를 드러냈다. 서울은 가벼운 발목 통증을 느낀 고요한을 이상호와 교체했고, 신진호와 황기욱을 3선으로 내렸다. 4-2-3-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준 것이다.

고요한이 없는 서울의 허리는 허점을 드러냈고, 강원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경기 전 강원의 송경섭 감독은 "고요한이 최근 서울의 중원에서 중심을 잡고 있다. 서울 코치 시절부터 지켜봤는데, 고요한은 공간 이해 능력이 정말 좋다. 고요한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연습을 했다"며 고요한이 이을용 대행의 전술적 핵심이라고 말했다.

강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고요한이 빠진 서울을 매섭게 몰아붙였고, 여러 번의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강원의 계속된 공격에 서울은 집중력을 잃었다. 결국 강원은 후반 종료 직전 터진 제리치의 동점골에 힘입어 0-1로 끌려가던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춘천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둔 서울의 이을용 대행은 최근 3경기서 1승 2무를 거두며 을용타카(을용타+티키타카)라는 닉네임과 함께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3경기에서 고요한은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공교롭게도 이 3경기에서 나온 서울의 3득점은 고요한이 뛸 때 나왔고, 2실점은 고요한이 교체 아웃 된 후에 나왔다.

그동안 고요한은 팬들로부터 '있을 때는 모르지만, 없으면 허전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는 '있을 때 정말 고마운 선수'라는 평가가 그를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윤경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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