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POINT] 부담 던 울산, 봄비만큼 반가웠던 '승전보+다득점'

[ACL POINT] 부담 던 울산, 봄비만큼 반가웠던 '승전보+다득점'

2018.04.05. 오전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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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울산] 유지선 기자= 90분 내내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문수구장에 오랜만에 '잘 가세요' 노래가 울려 퍼졌다. 승리에 목말라있던 울산, 봄비만큼 반가운 승전보가 찾아왔다.

울산은 4일 오후 7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와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5차전 홈경기에서 6-2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승점 8점으로 '3위' 멜버른(승점 5)을 제치고,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 모든 '수'를 쥐어짠 울산, 절실함이 통했다!

"선수들 스스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던 김도훈 감독은 "선수들이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뭉쳤고, 오늘 굉장히 잘 해줬다"고 안도했다. 울산이 이번 멜버른전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알 수 있는 한마디다. 박주호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등 팀 전체가 이 경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며 거들었다.

개막 후 리그 4연패, 시즌 초반부터 위기가 찾아오면서 김도훈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결국 울산은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선수단이 경기 전 기존의 숙소 대신 호텔에 머물도록 배려한 것이다. 부담을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싶어 시도한 방법이었다.

전술적 변화도 시도했다. 주니오와 황일수를 투톱으로 세우고, 리차드를 중원에 배치해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것이다. 김도훈 감독은 "공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변화를 준 배경을 설명했다.

새로운 자리가 어색해보이던 리차드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역할에 녹아들었고, 황일수도 폭넓은 활동량으로 주니오에게 공간을 만들어줬다. 이뿐만이 아니다. 누구랄 것 없이 11명 모두 이를 악물고 뛰면서 전반전과 후반전 각각 세 골씩을 터뜨렸다. 지난 리그 4경기에서 1골을 터뜨렸을 정도로 극심했던 골 가뭄을 시원하게 해소시킨 것이다.

# 2분 만에 2실점, 다득점 승리에 남은 '옥의 티'

옥의 티도 있었다. 울산은 후반전 중반 수비 집중력이 느슨해지면서 후반 27분과 후반 29분 상대에게 내리 만회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44일 만에 거둔 값진 승리에 취해있을 법도 하지만, 김도훈 감독이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장에서 가장 먼저 내뱉은 말은 "2실점이 아쉽다"였다.

박주호도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싶었는데, 상대도 찬스를 만들기 위해 총공세를 펼친 상황이었다"며 무실점으로 마무리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울산은 멜버른 원정에서도 득점 직후 실점하는 패턴을 세 차례나 반복하면서 승점 3점을 놓친 바 있다.

잘 싸우다가도 순식간에 수비 집중력이 저하되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16강 티켓 획득에 성공한 울산은 이제 K리그 첫 승 사냥에 나선다.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던 김도훈 감독, 울산이 향후 행보에 탄력을 받기 위해서라도 수비 집중력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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