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뷰] 부산 최초의 시민 구단, '부산FC'를 아시나요?

[Inter뷰] 부산 최초의 시민 구단, '부산FC'를 아시나요?

2018.03.16. 오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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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세계적인 명문 구단 바르셀로나도 시민이 중심이 된 구단이다. 부산FC도 그런 클럽을 꿈꾼다. 그리고 가깝게는 K리그 무대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부산 더비'를 치르는 것이 목표다."

한 때 부산은 축구의 도시였다. 1980년대 중반과 1990년대 부산 아이파크의 전신인 대우 로얄즈는 전국구 인기를 누리던 구단이었고, 1부 리그에서 4회 우승(1984, 1987, 1991, 1997)을 차지하며 부산을 축구의 도시로 만들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부산의 축구 열기는 조금씩 식기 시작했고, 현재는 야구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변화가 필요했던 시점. 부산 축구의 열기를 다시 끌어올리고, 부산 축구의 발전을 위해 작지만 새로운 움직임이 2010년부터 일어났다. 대우 로얄즈 출신으로 1991년 K리그 MVP를 수상한 정용환 등을 중심으로 부산 지역 축구계 인사들이 모여 사단법인을 만들었고, 부산 최초의 시민 구단을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았다.

부산FC의 시작이었다. 당시 부산에는 부산 아이파크, 부산 교통공사라는 팀이 있었지만 시민이 만든 축구단은 없었다. 현재 K리그에도 많은 시민 구단이 있지만 엄밀하게 시민이 중심이 되어 만든 프로 축구단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대부분의 팀들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지원을 받아 구단을 운영한다.

부산FC는 다르다. 부산FC는 기업이나 지자체가 아닌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구단을 소유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탄생했고, 지역 사회와 부산 축구의 발전을 위해 창단됐다. 그리고 2017년 부산FC는 K3리그 베이직에 참가해 6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남겼다.

# 부산 최초의 시민 구단 부산FC의 탄생, 일등공신 손원우 본부장

부산 최초의 시민 구단을 만들겠다는 포부와 함께 2010년부터 정용환 등 많은 지역 축구계 인사들이 모여 힘을 모았지만 창단은 쉽지 않았다. 이미 부산에는 두 개의 팀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어려움이 있었고, 순수 시민 구단을 창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었다.

그럼에도 포기는 없었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조금씩 시민 참여를 늘렸고, 부족한 재정은 후원자들을 모집하면서 조금씩 채워갔다. 특히 에이전트 생활을 했던 손원우 총괄본부장이 발품을 팔며 조합원들을 모집했고, 결국 2017년 창단의 기쁨을 맛봤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결국 빛을 본 셈이다.

부산 최초의 시민 구단 부산FC. 창단의 시작부터 함께 한 손원우 본부장을 통해 부산FC의 모든 것을 들을 수 있었고, 그간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부산 최초의 시민 구단 탄생

2010년도에 정용환 선수, 하태수 부산축구협회 수석 부회장님 등과 함께 부산 축구를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나누게 됐다. 그래서 부산 축구 발전을 위해 사단법인을 하나 만들었고, 부산 축구 발전 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정용환 선수가 몸이 아파서 조금은 주춤했었다. 이에 2015년 3월에 사무실을 얻어 본격적으로 부산 축구 발전을 위해 구체적인 플랜을 마련하기 시작했고, 정용환 선수가 2015년 6월 세상을 떠나면서 꼭 성공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처음에 어려움은 없었나?

참 부족한 것이 많았다. 부산 축구를 비롯해 우리나라 축구 산업이 너무 발전하지 못했고, 산업 자체가 작았다. 아군과 적군이 나눠져 있는 환경이었다. 정말로 어려움이 많았다. 사람들의 시선도 참 좋지 않았다.

-2010년에 시작해 2017년 창단했다. 과정을 설명해준다면?

제가 에이전트를 했었기 때문에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부산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는데 2년 동안 팀이 서서히 만들어졌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팀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부산FC가 탄생했다. 그러나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이유로 사회협동조합 축구팀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모든 사람들이 발전을 위해 사명감을 가져야하는 축구팀을 만들겠다고 구체적인 플랜을 짰다. 선수들도 프로 의식과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부산에는 이미 부산 아이파크라는 팀이 있다. 왜 시민구단을 만들게 됐는가?

우리나라의 축구 구조를 보면 대부분 기업이나, 지자체에서 운영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시민 구단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시민 구단이라 말하는 팀들이 진정하게 독립하고, 성장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생력을 갖춘 구단이 없다. 이에 시민이 참여하는 구단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고, 시민이 참여한다면 풀뿌리 축구가 발전한다. 그래서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팀을 만들었다.

-시민구단은 재정적인 어려움이 크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처음에는 시민들이 거부감도 있었다. 스포츠를 소비하지만 직접 참여해서 구단을 함께 만드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부산 시민들이 참여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마음을 열면서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도움을 받지 않는가?

지자체에서는 사회협동조합 축구팀에 지원하는 법적인 조례가 없다. 그래서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의회에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법안은 없지만 도움을 주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움 없이 1년을 꾸려왔다.

# 부산FC의 목표, 바르셀로나 그리고 부산 더비

부산FC는 창단 첫 해 K3리그 베이직에서 6위를 차지했다. 5위까지 승격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었지만 마지막에 아쉽게 미끄러졌다. 그러나 충분한 희망을 봤다. 첫 해에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만들었기에 충분히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었고, 김종문 감독을 영입하며 K3리그 어드밴스 승격을 노리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부산FC의 손원우 본부장은 세계적인 클럽 바르셀로나를 롤 모델로 시민이 중심이 되는 클럽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가깝게는 부산 아이파크와 '부산 더비'를 꿈꾸고 있었다.

-김종문 감독 선임

성품이 굉장히 좋으신 감독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감독이고, 부산FC가 발전하는데 꼭 필요한 감독이다.

-팀에 외국인 선수가 있다. 상당히 놀라운 일인데?

아무래도 제가 에이전트를 20년 넘게 오래 해왔기 때문에 남미나 이쪽 시장에서 노하우와 인맥이 많다. 특히 브라질 쪽에 유망주들이 많은데 이 선수들을 컨택해서 데려왔다. 저비용, 고효율로 영입했고, 이후에는 이 선수들을 키워 더 좋은 곳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돈으로 환산하는 것보다 신뢰의 문제다. 신뢰가 있다면 가능하다.

-2017년 처음으로 리그에 참가했는데 돌아보면?

1년을 지나면서 대한축구협회에서 대표자 회의도 해보고 많은 경험을 했다. 우리 K3리그가 발전하려면 사회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클럽 시스템에 있어서 체계가 갖춰져야 하고, 우리 선수들이 올바른 환경에서 운동을 해야 한다. 이후에는 축구를 즐기면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2017년에 아쉬웠던 점 그리고 2018년의 목표는?

2017년에는 창단 첫 해라 K3리그 베이직에 있었다. 이제는 어드밴스로 가야 한다. 시민들에게 열심히 한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선수들 역시 어드밴스를 통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꿈을 꿀 수 있다. 2018년의 목표는 어드밴스로 가는 것이다.

-부산FC의 장기적인 목표는?

하루아침에 될 문제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이다. K2리그로 가려면 100억 정도 재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 참여, 스폰서 확보 등 많은 것이 필요하다. 3년이나 5년 정도는 꾸준한 발전이 필요하고, 재정적으로 안정이 필요하다. 나중에는 부산 아이파크와 부단 더비를 치르고 싶다. 그리고 세계적인 명문 구단 바르셀로나도 시민이 중심이 된 구단이다. 부산FC도 그런 클럽을 꿈꾼다.

-어떤 축구를 하고 싶은가?

관중과 팬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하고 싶다. 팬들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좋은 장면이 나왔을 때 기뻐하고, 애정을 가진다. 지금 당장 기술 축구를 할 수는 없지만 서서히 재미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 김종문 감독도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계단씩 올라가 관중들이 즐거워하는 축구를 하고 싶다.

-장기적인 재정 문제

일단 부산시의 도움을 조금을 받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운동장은 개인이 할 수 없다. 도움을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 다만 우리의 기본 방향성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것이고, 즐거운 축구를 통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부산 축구만의 고유한 것을 만들고 싶다. 현재 재정 안정화를 위해 부산에 있는 기업, 브랜드 등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는 기업 구단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다. 지금은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지고 있지만 나아가서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만들고 싶다.

-부산 시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부산에서 가장 모범이 되는 축구 구단을 만들고 싶다. 부산 시민들이 믿어주는 축구단, 사랑하는 축구단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이 축구단은 제 것이 아니다. 부족하지만 부산 시민들의 사랑이 필요하다.

인터뷰=부산FC 손원우 본부장

사진=부산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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