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STAR] '친정 방문' 유상훈, "서울 소속은 큰 축복"

[클래식 STAR] '친정 방문' 유상훈, "서울 소속은 큰 축복"

2017.06.26. 오전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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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최한결 기자= 유상훈(상주 상무)이 친정을 울렸다. 환상적인 선방쇼로 FC서울의 맹공을 막았고 상주의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상주는 25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6라운드 서울 원정에서 김호남의 극적인 골로 2-1로 이겼다. 이로써 상주는 승점 20점으로 8위에 올랐다. 한편 서울은 21점으로 7위에 머물렀다.

경기에 앞서 발표된 선발 명단에서 눈에 띄는 이름이 있었다. 주인공은 유상훈이었다. 지난 수년간 서울의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한 유상훈은 올해 초, 군대(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고 상주 임대 신분이 됐다. 그리고 이날 경기를 통해 다른 유니폼을 입고 친정을 방문했다.

다소 의외의 선택이었다. 이번 시즌 상주는 오승훈을 주전 수문장으로 줄곧 기용하고 있었다. 유상훈은 단 두 경기를 나섰을 뿐이다. 김태완 감독은 "어차피 오승훈은 올해 9월 제대한다. 유상훈의 기용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전 선발은 일종의 승부수였다. 김태완 감독은 "마침 상대가 서울이었다. 아직 계급이 일병이라 그런지, 수비 조율 부분 등에서 약간 아쉬운 모습이 있었는데 서울전이 동기부여 차원에서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유상훈의 활약을 기대했다.

상암 잔디를 밟은 유상훈의 모습은 자연스러웠다.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 위에 나타난 유상훈은 자연스레 서울의 진영을 향했다. 서울 서포터스는 유상훈을 향해 환호를 보냈고 유상훈은 오랜만에 만난 양한빈, 유현과 옹기종기 모여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실력은 여전했다. 서울 소속으로 상암에서 뛰던 모습과 다를 것이 없었다. 전반 36분 이석현에게 아쉬운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후 놀라운 연속 선방이 펼쳐졌다. 특히 후반 6분에 터진 황순민의 동점골로 서울과 동점을 이뤘던 후반전이 하이라이트였다.

유상훈은 후반 20분 데얀의 첫 슈팅을 안정적으로 잡아냈고 이어 2분 뒤, 데얀의 깜짝 중거리 슈팅을 안정적으로 쳐냈다. 후반 28분에는 윤일록의 강한 슛을 환상적인 슈퍼 세이브로 한 골을 막았다.

운도 따랐다. 후반 40분 데얀의 결정적인 시도가 골대를 맞았다. 서울의 공격진은 마지막까지 유상훈을 뚫지 못했고, 상주는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호남의 극장골로 승점 3점을 챙겼다.

경기 직후 유상훈은 "경기 전, 코치님이 서울과 경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운지 물으셨다. 그런 건 없다. 오히려 서울 팬들 앞에서 실점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전반전에 골을 내줬고,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승리에도 100% 만족하지 않았다. 그만큼 오랜만에 서울 팬들 앞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의 분위기가 유상훈에게 도움이 된 것은 확실하다. 유상훈은 "사실 원정 왔다는 생각은 잘 안들었다. 다만 매번 왼쪽(홈팀) 라커를 향하다가 오른쪽으로(원정팀) 가니까 어색하긴 했다. 오랜만에 서울에 오니, 이렇게 좋은 경기장과 팀에서 뛰었다는 것이 정말 큰 축복이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친정에 대한 애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제 막 일병을 단 유상훈의 우선 과제는 '상주 주전 도약'이다. 상주에서 맹활약을 펼친 뒤, 성공적으로 서울에 복귀하겠다는 것이다. "선임들이 빨리 전역했으면 좋겠다. 더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면서 장난스럽게 농담을 던진 유상훈은 "전역 할 때까지 상주팬과 서울팬 모두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며 상주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친정과의 다음 맞대결도 고대했다. 유상훈은 "올 시즌에도 서울과 경기가 남아있고, 내년도 마찬가지다. 몸 상태를 끌어올려서 보여드리겠다. 서울에서 경기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좀만 기다려 달라"면서 각오를 다졌다. 이날 서울팬들이 유상훈의 활약에 슬퍼하면서도 한편으로 미소를 띌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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