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찬호의 슛포일러] 연승 필요한 서울, 대구에 복수할까

[윤찬호의 슛포일러] 연승 필요한 서울, 대구에 복수할까

2017.06.21. 오전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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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Spoiler alert! 영화가 개봉하면 너도 나도 스포일러를 피해 다니기 일쑤다. 이제는 영화를 넘어 드라마나 예능까지 어느 누구도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다. 하지만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스포츠에는 착한 스포일러가 필요한 법. 연극인 윤찬호가 전하는 축구 예고편. 진짜 스포일러가 될지 아니면 헛다리만 짚게 될지 지켜봐 주기 바란다. "OO가 범인이다!" [편집자주]

6월 21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대구FC의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경기가 펼쳐진다.

올 시즌 두 팀은 8라운드에 만나 대구가 서울을 2대 1로 이겼다. 당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탈락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서울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던 대구다. 디펜딩 챔피언 서울은 승격팀 대구를 상대로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이후 대구는 거짓말처럼 5연패에 빠졌고 손현준 감독의 사퇴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서울은 휴식기 이후 가진 첫 번째 라운드에서 수원 원정을 떠나 값진 승리를 챙겼다. 수원과 순위를 바꾸며 5승 5무 4패로 6위로 올라섰다. 최대 라이벌 수원을 상대로 얻은 승리는 한 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제 서울은 연승이 필요하다. 올 시즌 서울은 연승이 단 한 번뿐이다. 연패는 없지만 승리의 기운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서울은 대구와 상주를 상대로 하는 이번 홈 2연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대구는 안드레 감독대행으로 경기를 치르며 연패를 끊어냈고 2경기 무패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아직 3승 4무 7패로 강등권 광주와 승점 1점 차에 불과한 10위에 위치해있다. 언제든 강등권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하지만 8위 상주와의 승점 차 역시 3점에 불과해 이번 강행군을 잘 버텨낸다면 순위를 크게 올릴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승점을 차곡차곡 쌓는 것이 중요한 대구다.

# 상암의 왕 하대성, 완벽한 복귀

하대성이 돌아왔다. 제대로 된 복귀였고 화려한 귀환이었다. 하대성은 지난 라운드 슈퍼매치에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장해 선제골을 넣으며 서울의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라인업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하대성의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대성은 동계 훈련 중 입은 부상으로 남들보다 늦게 시즌을 시작하며 2라운드 강원전에 교체 출전했지만, 그 경기에서 부상이 재발해 또다시 재활을 해야만 했다. 게다가 서울을 떠나있던 3년간 부상 등으로 인해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힘겨운 나날을 보냈던 하대성이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오스마르 앞에서 주세종과 짝을 이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하대성은 경기 초반 수원의 강한 압박으로 인해 경기 템포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내 팀에 녹아들었고 전반 32분 기습적으로 페널티 박스로 올라가 귀중한 선제골을 기록했다. 후반전에는 오스마르를 대신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간 주세종을 보좌하기 위해 전반전보다 살짝 내려선 위치에서 경기를 이끌었다. 하대성에게 가장 익숙하고 본인의 장점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자리였다. 상대의 압박에서 자유로워지면서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전방의 공격수들에게 예리한 패스를 넣어주며 경기를 지배했다.

하대성의 복귀로 서울은 숨통이 트였다. 여기에 이명주가 가세하게 될 7월 이후에는 리그에서 가장 막강한 중원을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이 초반의 부진을 씻어내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만만치 않은 대구, 이제 상대를 끌어낼 줄 안다

대구는 패기로 무장한 팀이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강한 압박으로 공을 뺏어내고 빠르게 역습으로 이어가는 모습은 팬들에게 박진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체력 소모가 많고 그로 인한 부상의 위험 역시 존재하기도 한다. 대구는 올 시즌 동안 벌써 여러 선수가 부상을 당하고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세징야, 신창무, 김선민, 에반드로 등이 부상과 복귀를 반복해야 했고 그때마다 대구는 위기에 빠졌다.

안드레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대구의 경기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 이전처럼 열심히 뛰는 축구를 하는 것은 같지만 수비라인을 조금 더 내리고 상대를 끌어내면서 웅크린다. 상대 미드필더가 허점을 보이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공을 뺏어내지만 무조건 역습으로 나가기보다는 경우에 따라 자기 지역에서 공을 돌리며 템포를 조절한다. 세징야가 오랜 부상을 털어내고 복귀하면서 대구는 조금 더 노련해졌고 조금 더 안정된 모습이다.

# 경기 분석 : 대구의 중원 압박, 서울이 이겨낼까

포백으로 다시 돌아온 서울은 이전보다 공수 간격이 넓어졌다. 원활한 공격 전개를 위해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며 4-3-3 포메이션으로 돌아온 서울은 여전히 불안한 수비 뒷공간 때문에 수비라인을 섣불리 올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공수 간격이 벌어져 타이트한 압박을 펼치지는 못하지만 오히려 넓은 공간을 확보하게 된 미드필더들이 자유로워지면서 창의적인 패스가 살아났다.

하지만 대구가 이런 넓은 공수 간격의 허점을 잘 파고드는 팀이라는 것이다. 지난 라운드에서 수원의 압박을 효율적으로 이겨낸 서울이지만 대구의 빡빡한 수비 조직을 뚫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서울은 올 시즌 내려서는 상대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상대가 내려서면 최종 수비와 측면에서만 공을 돌리다 긴 패스로 최전방에 때려 넣는 패턴이 반복됐다. 수원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하대성이 절실히 필요한 서울이지만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닌 하대성이 선발 출전을 강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예상 선발 라인업

글=윤찬호(창작집단 LAS) 칼럼니스트

사진=윤경식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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