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결산] 막 내린 '엔리케 시대' 변화 앞둔 바르사

[라리가 결산] 막 내린 '엔리케 시대' 변화 앞둔 바르사

2017.05.22. 오전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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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에이바르전을 끝으로 '엔리케 시대'가 막을 내렸다. 두 골차로 끌려가는 상황을 뒤집으며,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홈 고별전을 승리로 장식했지만, 우승 트로피는 바르셀로나의 몫이 아니었다.

바르셀로나는 22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캄프 누에서 열린 에이바르와의 2016-17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8라운드 최종전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바르셀로나는 승점 90점을 기록했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같은 시각 말라가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바르셀로나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에이바르전에 나섰다. 레알 마드리드에 승점 3점이 부족한 상황에서 에이바르를 무조건 꺾은 뒤, 같은 시각 레알이 말라가에 패하길 바라야했기 때문이다. 에이바르에 4-2로 역전승을 거두며 절반의 성공을 이뤄냈지만, 레알은 퍼즐 완성을 위해 필요한 마지막 한 조각을 쉽게 내주지 않았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지만, 경기를 마친 엔리케 감독의 표정에는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있었다. 엔리케 감독은 지난 3월, 올 시즌을 끝으로 바르셀로나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이별 통보에 선수단도 크게 놀란 눈치였지만, 이내 '엔리케 감독을 위해 꼭 우승을 차지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리그 우승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마지막 시즌이 못내 아쉽다. 지난 2014년 7월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은 엔리케 감독은 바르셀로나 감독을 역임하면서 리그 우승 2회(2014-15, 2015-16), 코파 델 레이 2회(2014-15, 2015-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2014-15) 1회, UEFA 슈퍼컵 1회(201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2015) 1회 등 총 8개의 트로피를 바르셀로나에 안겨줬다.

그러나 엔리케 감독의 마지막 시즌에는 리그와 UCL 무대에서 모두 우승컵을 놓치고 말았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업적을 세우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팬들은 박수와 환호로 엔리케 감독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캄프 누를 가득 메운 팬들이 엔리케 감독의 얼굴과 함께 'Forever, one of us'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흔들며 엔리케 감독에게 작별 인사를 건넨 것이다.

물론 그럴 자격은 충분하다. 엔리케 감독은 이번 시즌 팬들에게 굵직굵직한 추억들을 선물해줬다. 지난 3월 파리 생제르망(PSG)과의 2016-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6-1 승리(합계 6-5)를 거두며 1차전 결과(0-4 패배)를 뒤집었고, 꿈만 같았던 8강행 기적을 썼다. 이 경기는 '캄프 누의 기적'이라 불리며, UCL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으로 꼽힌다.

적지에서 열린 레알과의 '엘 클라시코'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리오넬 메시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UCL 8강행과 엘 클라시코 승리 등 팬들에게 두고두고 끄집어낼 소중한 추억들을 선물한 셈이다.

바르셀로나는 이제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있다. 풀어야 할 과제들도 수두룩하다. 엔리케 감독의 뒤를 이을 새로운 감독 선임 작업부터 메시의 재계약 문제와 선수단 보강까지, 풀어야 할 숙제들이 눈앞에 던져졌다. 메시와 네이마르 등 팀 내 주축 선수들은 구단에 올 여름 확실한 전력 보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셀로나에 올 여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물론 당장 눈앞에 있는 과제는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 도전이다. 리그 우승이 좌절된 바르셀로나는 오는 28일 데포르티보 알라베스를 상대로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을 치른다. 바르셀로나 선수단이 엔리케 감독에게 '마지막 시즌 무관'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엔리케 감독에게 우승 트로피를 이별 선물로 안겨줄 수 있을까? 큰 변화를 앞둔 바르셀로나가 오는 28일 엔리케 시대에 '진짜'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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