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247일'만에 승리 성남, 시원하게 포효한 까치

[현장메모] '247일'만에 승리 성남, 시원하게 포효한 까치

2017.05.22. 오전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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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성남] 최한결 기자= 성남FC가 홈 승리를 되찾기까지 무려 247일이 걸렸다. 골대 뒤 까치도 오랜만에 시원하게 포효했다.

성남은 21일 오후 7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13라운드 홈경기에서 박성호의 결승골로 대전 시티즌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성남은 작년 9월 17일 이후 247일 만에 홈 승리를 기록했고 서울 이랜드와 안산 그리너스를 제치고 7위에 올랐다.

최근 성남의 기세가 나쁘지 않았다. 지난 7일 수원FC원정 승리가 시작이었다. 13일 FC안양전에선 무승부로 홈 연패를 끊었고 17일 FA컵 16강에서 강원에 짜릿한 1-0 승을 거뒀다. 경기력도 발전하고 있었다.

이에 힘입어 시즌 첫 홈 승리를 노렸다. 성남은 작년 9월 이후 홈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경기 전 박경훈 감독은 "그동안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이제 나아지는 중이다. 여기에 내가 추구하는 색깔을 서서히 입힐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시작부터 상대를 압박했다. 전반 1분 황의조가 상대의 실수를 틈타 좋은 기회를 잡았다. 성남은 5백의 대전을 상대로 볼을 소유하며 차근차근 공격을 만들어나갔다. 연계 과정이 빛났다. 중원의 안상현, 이후권, 김두현이 좋은 호흡으로 패스 플레이를 과시했다.

박성호, 황의조, 이성재의 공격 조합도 날카로웠다. 박성호가 전방에서 싸워주면 황의조와 이성재가 측면과 뒷공간을 공략했다. 전반 33분 박성호가 헤더로 따낸 볼을 황의조가 슈팅으로 연결했고 전반 39분 황의조와 이성재가 원투 패스로 대전 수비진을 무너트렸다. 전반 45분에도 박상호가 찬스를 잡았다.

선제골이 터졌다. 후반 9분 박성호가 접기 드리블로 수비 세 명을 벗겨냈고 왼발 슈팅으로 대전의 골문을 갈랐다. 성남의 상징, 골대 뒤 '대형 까치'도 정말 오랜만에 연기를 뿜어내며 번쩍거렸다.

성남의 경기력은 완벽했고 대전을 압도했다. 팬들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관중 수는 2997명으로 다소 적었지만 목소리는 최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들은 소리 중 가장 컸다. 마지막까지 성남은 강했다. 후반 25분 황의조의 패스를 받은 김두현이 강한 슈팅을 때렸으나 골대를 맞췄다. 후반 추가시간에도 성남의 공격이 이어졌다. 말 그대로 탄천종합운동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마침내 박병진 주심이 종료 휘슬을 불며 성남이 간절히 바라던 홈 승리를 거뒀다. 장내에는 승리의 노래가 울려 퍼졌고 골대 뒤 까치가 다시 한번 시원하게 포효했다. 팬들의 환호성은 한동안 계속됐다. 선수들은 서포터스석으로 이동해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이후 박경훈 감독은 "그동안 마법에 걸린 것처럼 힘든 과정을 겪었다. 팬들이 홈, 어웨이를 가리지 않고 항상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작년의 아픔을 승격으로 갚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좀 늦었지만 앞으로 항상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면서 홈 팬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남겼다.

반등의 시작이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소식이 온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성남의 까치는 드디어 울기 시작했다. 날개를 활짝 편 골대 뒤 까치는 성남의 미래를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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