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정신차려 서울!' 간절한 외침에도 서울은 깨어나지 못했다

[현장메모] '정신차려 서울!' 간절한 외침에도 서울은 깨어나지 못했다

2017.05.20. 오후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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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정지훈 기자= '정신 차려! 서울!' 수호신들의 간절한 외침에도 서울은 깨어나지 못했다.

FC서울은 2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강원FC와 홈경기에서 이근호, 정조국, 디에고에 실점을 내주며 2-3으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서울은 리그와 FA컵을 포함해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이라는 부진에 빠졌고, 하위 그룹으로 내려갔다.

위기에 빠진 클래식 챔피언 서울이었다. 서울은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FA컵 무대에서 조기 탈락했다. 이번 시즌의 목표를 트레블로 잡았던 서울이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반전이 필요한 상황. 그러나 상대가 만만치 않았다. 상대는 이번 시즌 정조국, 이근호, 황진성 등 폭풍영입하며 단숨에 우승 후보로 올라선 강원이었다. 비록 리그 7위에 머물렀지만 최근 정조국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탄탄해졌고, 리그 2연승을 달리며 상위권을 엿보고 있었다.

예상대로 팽팽한 경기였다. 강원은 정조국과 이근호를 중심으로 찬스를 만들었지만 서울은 쉽게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경기 전 서울의 가장 큰 문제로 세밀한 공격 작업을 꼽았던 황선홍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됐고,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에 황선홍 감독은 3백에서 4백으로 바꾸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선제골의 몫은 강원이었다. 전반 38분 왼쪽 측면 김경중의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이근호가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때 북쪽에 자리한 서울의 서포터즈 수호신으로부터 "정신 차려! 서울"이라는 구호가 나왔다. 서울 팬들의 절실함이 울분으로 토해져 나왔고, 경기장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서울의 선수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고, 금새 분위기를 전환했다. 해결사는 데얀이었다. 전반 41분 윤승원의 슈팅이 골대와 이범영을 맞고 나오자 데얀이 헤딩 슈팅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들어 서울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11분 윤일록과 박주영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고, 이후 박주영이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추가골은 강원에서 나왔다. 후반 19분 오범석과 경합 과정에서 이석현이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이후 키커로 나선 정조국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이에 서울 팬들은 다시 한 번 "정신 차려! 서울"을 외치며 선수들에게 일침을 가했, 황선홍 감독은 이상호까지 투입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서울은 디에고의 역습 한방에 무너졌고, 이번에도 수비진이 제대로 상대를 막지 못해 실점을 내줬다. 이후 서울은 후반 막판 박주영이 한 골을 만회했지만 결과를 바꾸지 못했고, 안방에서 뼈아픈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야유가 나왔고, 팬들은 일찌감치 경기자을 떠났다. 팬들의 응원 소리가 분노로 바뀐 순간이었다. 경기 후 황선홍 감독도 "팬들이 정확하게 보셨다. 상황 자체가 팬들이 납득할 수 없는 결과다.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고, 저부터 정신 차리겠다.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반전을 약속했을 정도로 이번 패배는 충격적이었다.

서울 팬들은 간절했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이 사라진 상황에서 끝까지 응원을 했지만 서울 팬들의 간절한 외침은 끝내 서울을 깨우지 못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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