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INT] 희비 엇갈린 한국-일본, 이유는 '선수 선발+용병술'

[A-POINT] 희비 엇갈린 한국-일본, 이유는 '선수 선발+용병술'

2017.03.30. 오전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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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희비가 엇갈린 한국과 일본이다. 아시아 2차 예선을 무실점 전승으로 통과하며 엄청난 기대를 받았던 한국 대표팀은 극심한 부진과 함께 위기에 빠졌고, 최종 예선 초반 부진했던 일본 대표팀은 최근 6경기 무패(5승 1무)행진을 달리며 B조 1위로 올라섰다. 이유는 무엇일까?

# 위기에 빠진 한국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일본

분위기가 정반대다. 한국과 일본의 희비가 완벽하게 엇갈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아시아 2차 예선을 무실점 전승으로 통과하며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당시 한국 팬들은 슈틸리케 감독을 '갓틸리케'로 부를 정도로 절대적인 지지를 자랑했다. 그러나 최종 예선에서는 위기다. 2차 예선은 두 수 정도 아래의 팀들과 상대했기에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비슷한 수준의 상대들이 포진한 최종 예선에서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계속된 졸전이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중국과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지만 후반의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고, 수비가 흔들렸다. 이후에도 마찬가지. 시리아 원정에서 졸전 끝에 무승부를 거둔 한국은 이란 원정에서 최악의 경기력과 함께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이후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로 반전의 계기는 마련했지만 경기력은 여전히 좋지 않았고, 중국 원정 패배로 여론은 최악으로 향했다. 다행스럽게도 안방에서 시리아를 1-0으로 꺾으며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좋지 못한 경기력과 슈틸리케 감독의 무전술 축구는 계속해서 비난 받고 있다.

일본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본은 안방에서 열린 UAE와 1차전에서 1-2로 패배하며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다. 특히 카가와 신지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부진에 빠지며 아쉬움을 남겼고,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의 지도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일본은 태국 원정(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이후 이라크(2-1 승), 호주(1-1 무), 사우디아라비아(2-1 승), UAE(2-0 승), 태국(4-0 승)을 차례로 제압하며 5경기 무패행진을 달렸다. 특히 3월에 열린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승점 16점이 됐고, 사우디아라비아(승점 16)를 따돌리고 B조 1위로 올라섰다.

# 희비 엇갈린 한국과 일본, 이유는 '선수 선발+용병술'

슈틸리케호의 극심한 부진. 이유는 다양했다. 감독의 전술 문제라는 지적이 가장 많았고, 선수단을 장악하지 못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 선발 그리고 용병술에 있었다.

최악의 선수 선발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2연전을 앞두고 부상 중인 곽태휘를 발탁해 논란을 만들었고, K리그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던 선수들을 대신해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던 선수들을 뽑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 선발 원칙이 깨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분명 이번 선수 선발은 실패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이 중국전에 나오지 못함에도 특별한 대안을 생각하지 않았고, 기존의 선수들로 대처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손흥민이 없는 한국의 공격력은 좋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부진에 빠지며 득점 빈곤에 시달렸다. 또한, 슈틸리케 감독은 현재의 컨디션 보다는 자신이 믿는 선수들을 대거 발탁해 중용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특히 이정협의 선발 출전, 황의조의 대체 발탁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고, 깜짝 발탁한 허용준도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용병술도 최악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에서 플랜A로 이정협 카드를 내세웠지만 처참하게 실패했고, 이후 김신욱, 황희찬, 허용준을 차례로 투입했지만 큰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 시리아전도 마찬가지. 중앙 미드필더 고명진을 측면에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신통치 않았고, 후반에는 한국영 등을 투입하며 한 골을 지키는데 급급했다.

반면, 일본은 달랐다. 1차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일본의 할릴호지치 감독은 혼다, 카카와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이자 변화를 가져갔다. 키워드는 긴장감이었고, 보장된 주전은 없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이름값 대신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최우선에 뒀고, 선수 선발과 구성에 있어서 변화를 줬다. 특히 일본 축구의 간판 혼다를 선발이 아닌 교체 멤버로 활용하며 긴장감을 조성했고, J리그에서 뛰고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며 새로운 조합을 만들었다.

결국 이것이 성공했다. 혼다가 벤치에 머문 일본은 최종 예선 초반 3경기 부진을 극복하며 이번 2연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따냈다. 특히 쉽지 않았던 UAE 원정에서 승리한 것이 결정적이었고, 단숨에 B조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여기에 부진에 빠졌던 카가와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모처럼 제몫을 해주면서 상승세를 탔다.

결과적으로 감독의 선수 선발과 용병술이 차이를 만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변화를 주지 않으며 과거에 집착했고, 할릴호지치 감독은 과감하게 변화를 가져가며 긴장감을 유발시켰다. 결국 이 차이가 한국과 일본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사진=윤경식 기자, 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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