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뷰] '창훈' 떠난 수원, 원클럽맨 외친 '호익' 있다

[Inter뷰] '창훈' 떠난 수원, 원클럽맨 외친 '호익' 있다

2017.01.20. 오후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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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화성] 서재원 기자= "(장)호익이는 (권)창훈이 만큼이나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에요. 2017시즌에는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겁니다" - 서정원 감독(18일 인터풋볼과의 전화 인터뷰 中)

'프렌차이즈 스타'로 키운 권창훈(22, FCO디종)은 떠났지만, 수원 삼성의 미래엔 장호익(23)이 있다. 스스로 '원클럽맨'이 되겠다고 외친, 그의 2017년은 더욱 빛날 예정이다.

권창훈은 수원이 키운 프렌차이즈 스타였다. 수원의 유소년 팀인 매탄고를 거쳐 2013년 프로에 데뷔한 권창훈은 어느덧 수원을 넘어 K리그 최고의 스타로 성장했고, 유럽 진출에 까지 성공했다.

이제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기다릴 때. 현재 그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가 바로 장호익이다. 서정원 감독조차 '2016년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라 밝힌 장호익을 지난 12일 화성시 반월동에 위치한 수원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 '롤러코스터' 같던 장호익의 2016년

2016년은 장호익에게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전북 유스 영생고를 거쳐 호남대학교에 진학했지만, 그를 불러주는 프로팀은 없었다. 장호익은 당시를 회상하며 "축구 선수를 포기하려 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불러주는 팀이 없었다. K3리그 입단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때 장호익에게 기회를 준 팀이 바로 수원이었다.

서정원 감독도 '진흙 속의 진주'라 표현했다. 현재 스페인 말라가에 있는 서정원 감독은 지난 18일 전화 인터뷰에서 "스카우터가 추천했고, 선수 등록 마감 직전 테스트 차 불렀다. 그런데 꽤나 잘하더라. 능력 있는 선수임을 확인했고, 바로 계약을 맺었다"고 1년 전 장호익의 발견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게 프로에 입문한 장호익은 5월에야 데뷔전(FA컵 32강)을 치렀다. 이후 급격히 성장해 주전의 자리를 꿰찼고, 8월에는 팬들이 선정하는 MVP에도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장호익은 "축구를 하면서 트로피를 처음 받았다. 정말 행복했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그 정도로 기뻤다"고 당시의 기쁨을 전했다.

롤러코스터와도 같은 한 시즌을 보낸 장호익은 "지난해 목표는 원래 5경기 출전이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생각보다 많은 기회를 주셨고, 리그는 16경기, FA컵은 전 경기를 뛰었다. 데뷔 시즌에 그만큼 뛰었으니 정말 영광이었고,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나 아쉬움은 있었다. 자신의 활약과는 달리, 팀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호익은 "매 경기 할 때마다 부담이 됐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이 안 좋았다. 어떻게라도 올려 보고 싶었는데, 잘 안됐다. 그래도 FA컵 우승을 해서 다행이다"고 그 아쉬움에 대해 말했다.

# 센세이셔널한 데뷔전, 전북전에 이를 악문 이유

장호익을 처음 본때는 지난해 6월, 전북 현대와의 14라운드였다. 왼쪽 수비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한 가운데 서정원 감독의 선택은 한정될 수밖에 없었고, 신인 장호익에게 리그 첫 데뷔전, 그것도 선발 출전의 기회가 주어졌다.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의 활약은 예상 외였다. 리그 최고 수준이라 평가 받는 로페즈, 최철순 등을 상대했는데, 그의 플레이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당돌함' 그 자체였다. 비록 팀의 패배(1-2)를 막지 못했지만, 팬들에게 '장호익'이란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던 경기였다. 당시 서정원 감독도 "패했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어린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며 장호익의 이름을 언급했을 정도였다.

사실 장호익이 전북전에 이를 악문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가 전북의 유스팀 영생고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를 포함한 영생고 동기들 모두가 전북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장호익은 당시 경기에 대해 "전북 원정에서 열심히만 하자. 지지말자는 생각만 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 경기에서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당시 장호익을 (유스 출신이라)알아본 전북의 관계자가 경기 후 '몰라봐서 미안하다. 다음에 우리 팀으로 오라'라고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절대 안갑니다'였고, 이 발언은 큰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다시 묻자, "정말, 혹시라도 전북이 불러도 절대로 안갈 것이다"고 재차 단호하게 답했다. 그에게 전북은 축구를 하게 된 이유이자 자극제였다.

# 장호익이 밝힌 '2017년 목표', 그리고 '원클럽맨'

서정원 감독은 미디어데이를 통해 2017년 세 가지 목표를 밝혔고, 그 중 하나가 '스리백의 완성'이었다. 스리백의 특성상 장호익이 위치한 윙백의 활약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수원의 스리백 강화, 장호익에겐 희소식이었다. 그는 "고등학교(조성환 감독 시절)때 팀이 스리백을 썼고, 당시 리베로를 담당했다. 포시션은 다르지만, 아직 그 감이 있는 것 같다. 포백보다 사실 편하다. 스리백은 공격적이다. 그래서 (구)자룡이 형만 믿고 앞으로 나갔다. 그만큼 자룡이 형이 무게감 있게 잘해준다"며 스리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2017년 욕심은 크다. (홍)철이 형과 (신)세계 형이 군대를 갔고, 그 형들 몫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있다"면서 "2017년에도 경기를 뛰는 게 목표고,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2017년의 목표에 대해서도 말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지난 시즌 뒤늦게 합류한 장호익은 명단에 들 수 없었고, ACL을 지켜봐야 했던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엔 당당히 아시아 무대를 누빌 수 있게 됐다. 이에 장호익은 "엄청 뛰고 싶은 대회다. 모든 축구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나는 언제 한 번 저런 경기를 뛰어볼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ACL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개인적인 발전도 이야기했다. 장호익에게 지난 시즌 가장 큰 약점은 체력이었고, 스스로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동계 훈련을 하지 않고 훈련에 합류했다. 그래서 체력적인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 체력을 키우려고 개인 훈련을 많이 했는데, 시즌 중에 하려니 많이 올라오지 않았다. 작년에 체력적으로 많이 부족했으니, 올해는 그 부분을 발전시키려 노력하겠다"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명했다.

한편, 장호익은 최근 수원과의 재계약을 체결했고, 더 큰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됐다. 그의 꿈은 분명하고 확실했다. 이에 대해 묻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수원에서 은퇴하고 싶다. 오갈 데도 없는 선수였는데, 수원에서 받아주셨다. 그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라 생각한다"고 수원의 원클럽맨이 되겠다고 당당히 외쳤다.

사진= 윤경식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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