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뷰] '개척자' 쎄오, "창훈! 나도 가자마자 골 넣었다~!"

[Inter뷰] '개척자' 쎄오, "창훈! 나도 가자마자 골 넣었다~!"

2017.01.19. 오후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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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권)창훈! 선생님도 가자마자 연속골 넣었다~!"

19년 전 스승이 개척했던 길을 제자가 밟게 됐다. 프랑스에 '쎄오 열풍'을 일으켰던 서정원은 그런 권창훈의 성공을 확신했다.

권창훈이 디종FCO를 통해 프랑스 리그앙에 진출했다. 수원 삼성은 18일 권창훈의 디종 이적을 발표했다. 권창훈은 당일 급히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고, 메디컬테스트 등 이적 절차를 진행했다.

이어 디종은 19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수원으로부터 미드필더 권창훈을 영입했다"며 권창훈 영입 소식을 전했다. 그렇게 '권창훈'이라는 또 한 명의 유럽파가 탄생했다.

현재 스페인 말라가에서 수원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감독 서정원은 18일 '인터풋볼'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창훈이는 성실하고,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 선수다. 충분히 프랑스에서 잘 할 거라 생각한다"고 권창훈을 떠나 보낸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처음에 가서는 환경에 적응하는 게 문제다. 창훈이의 성격이라면 잘 할 거라 믿는다. 한국에서, 수원에서 했던 것처럼 자기의 일에 충실히 임한다면 빠르게 적응할 것이다"고 제자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서정원에게 권창훈의 프랑스행 소식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1998년 1월 7일, 한국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 최고의 스타로 불리던 서정원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이적을 알렸고,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프랑스 무대에 진출했다. 그는 자신의 데뷔전이었던 리옹과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트렸고, 이어진 보르도전에서도 득점하며 프랑스발 '쎄오 열풍'을 일으켰다.

구단과의 마찰 등을 이유로 1년여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서정원이 프랑스 리그앙의 개척자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이후 이상윤(FC로리앙), 안정환, 어경준, 강진욱(이상 FC메스), 조원광(FC소쇼), 박주영(AS모나코), 남태희(발랑시엔), 정조국(옥세르) 등이 프랑스 땅을 밟았고, 자신의 제자인 권창훈도 같은 길을 걷게 됐다.

"팀에서 함께 훈련을 시작하다보면 어색함을 느낄 것이다. 경기를 하다보면, 작은 실수도 주변 동료들이 뭐라 하는 경우가 있다. 싫어서가 아니라 그만큼 승부욕이 차서 그런 부분이다. 좋은 기술을 갖췄으니 분명 동료들도 잘해줄 것이다"

'프랑스 선배' 서정원은 자신의 제자이자 후배인 권창훈에게 이런 조언을 해줬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선생님도 가자마자 연속골을 넣었다~!"며 압박 아닌 압박도 했다고 전했다.

사실 권창훈의 이적은 '감독' 서정원에게 100%의 기쁨은 아니었다. 당장 수원은 에이스 한 명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에 서정원은 "큰 축을 잃었다. 그만한(권창훈과 같은 수준의) 선수가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권창훈을 비롯해, 왼쪽 수비, 오른쪽 공격 등 이탈자가 생긴 자리를 계속 찾고 있고, 구단도 노력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선수인 만큼 그러한 급의 선수가 들어오길 기대한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그러나 서정원은 제자의 미래를 위해 권창훈의 이적을 적극 지지해줬다. 서정원은 "프랑스의 경우, 파워풀 하면서도 기술을 요하는 리그기 때문에 창훈이와 잘 맞을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파리 생제르망(PSG) 같은 팀들과 상대하게 되면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될 것"이라며 권창훈의 밝은 미래를 응원했다.

사진= 윤경식 기자, racingsub.com(스트라스부르 시절), 디종F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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