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성의 차이나S] '축구굴기' 중국, 러시아 월드컵을 바라보다

[박주성의 차이나S] '축구굴기' 중국, 러시아 월드컵을 바라보다

2016.08.20. 오전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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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중국(中國)이 말 그대로 세계의 중심이 되고 있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유럽의 명문 팀들도 중국의 자금력 앞에선 무릎을 꿇었고, 이미 다수의 선수들도 중국행을 원하고 있다. 더 이상 우리도 중국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연일 축구굴기를 외치며 성장하는 중국 축구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편집자주]

러시아로 향하는 길이 열렸다. 다가오는 9월 1일부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이 시작된다. 대한민국은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타르, 시리아와 함께 A조에 포함됐다. 현재 아시아는 월드컵 본선 티켓 4.5장을 부여 받아 A, B조 상위 2팀이 월드컵에 직행하고, 각조 3위는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위해 홈 엔 어웨이로 맞대결을 펼쳐 북중미 최종예선 4위와 만난다.

A조에선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과 이란이 2강으로 평가 받으며 월드컵 진출 가능성이 높다. 우즈벡과 카타르가 변수로 떠오르지만 한국과 이란이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자연스럽게 중국과 시리아는 약체로 평가 받는다. 사실상 월드컵 진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이상한 일이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 체제 아래 축구를 국기로 지정하며 엄청난 투자를 쏟아 붓고 있다. 그들은 왜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까?

중국도 월드컵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중국은 최초로 본선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세계 무대의 벽을 실감하며 31위로 대회를 마쳤다. 중국은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는 중국 슈퍼리그(CSL)의 급성장 연료가 됐다. 시진핑 주석은 장기적으로 중국의 월드컵 개최 및 우승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시진핑 주석은 월드컵 우승을 자신의 소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러시아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

# 2002년이 유일한 중국의 월드컵 역사

앞에서 말한 대로 중국의 월드컵 역사는 간단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유일하다. 당시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국으로 예선을 거치지 않아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본선에 오른 중국은 참혹한 결과를 얻었다. 브라질, 터키, 코스타리카와 함께 C조에 포함된 중국은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고, 무려 9골을 허용하며 3전 3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첫 경기인 코스타리카전에선 0-2로 패배했고, 브라질전에선 0-4, 터키엔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서 중국은 32위 사우디아라비아(3전 3패, 0득점 12실점)에 이어 본선 32개국 중 31위로 대회를 마쳤다. 실패를 경험한 중국은 이후에도 월드컵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중국이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꿈꾸고 있다. 16년 만에 최종예선에 진출했고, 2002년 이후 두 번째 월드컵을 희망하고 있다.

# 공한증 깬 가오 홍보 감독, 월드컵도 노린다

중국은 한국만 만나면 맥없이 무너졌다. 1978년부터 2010년까지 27번의 경기가 있었으나 11무 16패로 단 한 번도 한국에 승리하지 못했다. 새로운 용어도 만들어졌다. 무기력한 모습이 이어지자 중국인들이 한국 축구에 느끼는 두려움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공한증(恐韓症)이라는 말이 탄생했다. 그러나 이 공한증을 깬 사람이 있다. 바로 현재 중국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가오 홍보(50) 감독이다.

가오 홍보 감독은 중국팀을 이끌고 2010년 2월 10일 동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32년 만에 한국을 꺾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가오 홍보 감독은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을 이끌며 중국인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당초 2차 예선까지만 지휘봉을 잡기로 했으나 최종예선에 진출하자 중국축구협회(CFA)는 그를 감독으로 선임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보내고 있다. 가오 홍보 감독과 중국은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 축구굴기의 양면성, 시간이 필요한 중국

중국의 슈퍼리그는 이제 세계 수준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는 리그의 규모에 해당하는 말이지 리그의 질은 아직까지 아니다. 화려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파피스 시세, 그라지아노 펠레, 뎀바 바, 헐크, 알렉스 테세이라, 하미레스 등 유럽에서 활약하며 많은 축구팬들에게 알려진 선수들이 엄청난 연봉을 받으며 중국에서 뛰고 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중계권까지 계약하며 CSL이 유럽에서도 주목하는 리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러나 슈퍼리그를 자세히 보면 외국인 선수들만 돋보이는 리그로 전락했다. 2008년부터 대회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은 모두 외국인으로 2007년 창춘 야타이에서 활약한 두 젠유가 마지막 자국 선수였다. 이후 8년 동안 마르티네즈, 카바예로, 콘카, 엘케손, 굴리트 등 모두 외인들이 이 상을 차지했다. 득점왕 역시 마찬가지다. 2008년 루이스를 시작으로 2015년 알로시오까지 중국 선수는 찾아볼 수 없다.

중국은 엄청난 수의 응원단을 이끌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올 예정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이를 우려했는지 "한국에서 하는 경기임에도 많은 중국인들이 찾아올 예정이다. 이부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중국이 16년 만에 월드컵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어려운 꿈으로 보이지만 그 열망 만큼은 대단하다. 러시아가 중국 축구의 새로운 발판이 될지, 자극제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이란, 대한민국,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타르, 시리아

B조-호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태국

# 중국대표팀 월드컵 최종예선 25인 명단

공격수: 장위닝(19, 비테세), 가오린(30, 광저우 에버그란데), 허렌샨(25, 텐진 테다), 위다바오(28, 베이징 궈안), 우레이(24, 상하이SIPG), 지앙닝(29, 허베이 차이나 포츈),

미드필더: 순케(26, 톈진 취안젠), 위하이(29, 상하이SIPG), 장시저(25, 베이징 궈안), 하오준민(29, 산둥 루넝), 황보원(29, 광저우 에버그란데), 우쉬(27, 장수 쑤닝), 장샤오빈(22, 장수 쑤닝), 정쯔(35, 광저우 에버그란데), 카이후이강(26, 상하이SIPG)

수비수: 자오밍젠(28, 산둥 루넝), 장린펑(27, 광저우 에버그란데), 딩하이펑(25, 허베이 차이나 포츈), 장쯔펑(27, 광저우R&F), 리수에펑(27, 광저우 에버그란데), 렌항(27, 장수 쑤닝), 펑샤오팅(30, 광저우 에버그란데)

골키퍼: 구차오(26, 장수 쑤닝), 양쯔(33, 베이징 궈안), 정청(29, 광저우 에버그란데)

사진=상하이 상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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