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모스의 골, 오프사이드 논란으로 빛바랜 '진기록'

라모스의 골, 오프사이드 논란으로 빛바랜 '진기록'

2016.05.31. 오후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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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축구\'는 한 마디로 정의될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복잡한 규정과 규칙, 용어 등이 등장한다. 이도 축구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임은 확실하나, 때로는 그것들에 대한 정의 또는 설명이 부족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인터풋볼은 매주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그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갖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편집자주]

레알 마드리드의 \'캡틴\' 세르히오 라모스가 팀을 2회 연속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과시하면서 라모스의 골은 어느새 레알의 우승공식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라모스는 지난 2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산 시로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서 전반 15분 천금 같은 선제골을 터뜨렸고, 레알은 1-1로 비기며 돌입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득점을 터뜨린 라모스는 경기 종료 후 여러모로 화제가 됐다. 라모스는 2013-14시즌 아틀레티코와의 결승전에서도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레알의 우승에 발판을 마련했다. 수비수가 UCL 결승에서 2경기 연속 골을 넣은 건 1992-93시즌 챔피언스리그로 대회 명칭을 바꾼 뒤 처음 있는 일이다.

중요한 때 한방을 터뜨려주며 \'골 넣는 수비수\'의 모범적인 사례가 된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까지 장식한 라모스다. 그러나 오심논란이 일어나며 라모스의 진기록이 빛을 바랐다. 당시 득점상황을 살펴보면, 주심이 라모스의 골을 무효로 선언해도 할 말이 없다.

레알은 전반 15분 토니 크로스가 문전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베일이 백헤딩으로 공을 문전을 향해 밀어줬다. 이후 골키퍼 바로 앞에 있던 라모스가 발을 살짝 갖다 대면서 선제골로 연결됐다. 그러나 문제는 라모스의 위치였다. 라모스는 공이 베일의 머리를 떠날 때, 최종 수비보다 앞서있었다. 명백한 오프사이드인 것이다.

공이 라모스의 발에 닿았는지 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 플레이에 간섭하거나, 상대 선수를 방해했을 때, 혹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으면서 이득을 얻을 때, 즉 \'간섭, 방해, 이득\' 중 한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오프사이드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라모스의 발이 공에 직접 닿지 않았더라도 오프사이드가 성립되는 이유다.

\'마르카\'와 \'엘 문도 데포르티보\' 등 다수의 스페인 현지 언론은 경기 종료 후 일제히 라모스의 골이 오심이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물론 주심이 이미 골로 인정한 상황에서 오심이다, 아니다를 논하는 건 불필요한 논란일 수 있다. \'심판의 판정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도 있듯이 말이다. 그러나 심판의 판정 실수로 인해 챔피언스리그에서 최초의 기록을 세운 라모스의 \'노력\'보다 \'오심\'에 초점이 맞춰지는 건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더 큰 문제는 심판의 오심으로 얼룩진 선수들의 노력이 비단 라모스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확한 판정을 요하는 심판에게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라는 면죄부를 적용하고, 그로인한 피해는 비난에 직면하는 선수들의 몫이 되기도 한다.

심판의 판정 실수가 잦아지면서 비디오 판독 도입에 대한 목소리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골라인 판독기가 도입되면서 심판이 놓칠 수 있는 장면을 정확하게 잡아낸 사례도 있다. 그러나 그 외 부문의 비디오 판독 도입은 심판의 권한을 뺏는다는 이유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라모스의 골은 우승컵을 거머쥔 레알만이 아니라, 축구계에도 중요한 고민거리를 안겨줬다. 중요한 경기, 중요한 기록에서 나온 오심이 \'옥의 티\'로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 것이다.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한다면, 이를 보완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이번 라모스의 골처럼 찝찝함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글= 유지선 기자

사진= 영국 메트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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