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원의 EPL通] 'EPL로 가는 길' 헐시티vs셰필드, 한 경기 가치가 '3천억'?

[서재원의 EPL通] 'EPL로 가는 길' 헐시티vs셰필드, 한 경기 가치가 '3천억'?

2016.05.26. 오후 2:5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 [서재원의 EPL通] 'EPL로 가는 길' 헐시티vs셰필드, 한 경기 가치가 '3천억'?_이미지
AD
[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우리가 EPL을 볼 수 있는 부분은 TV 위성 중계에 잡힌 모습이 전부다. 두 시즌동안 모 일간지 EPL 현지 통신원 역할을 수행한 필자의 경험을 통해, TV에서는 볼 수 없는 EPL 뒷이야기를 매주 '서재원의 EPL通'에서 풀어내고자 한다.[편집자주]

최소 1억 7천만 파운드(약 3천억 원)의 가치를 지닌,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경기가 곧 펼쳐진다.

2016-17 시즌 EPL에 참여하는 20번째 팀이 곧 가려진다. 헐시티와 셰필드 웬즈데이는 오는 29일 오전 1시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16 Sky Bet 챔피언십 플레이오프(PO) 파이널(승격 PO 결승전)을 치른다.

한 경기가 남았다. 번리와 미들즈브러가 2015-16 챔피언십 정규리그 1, 2위를 차지해 승격을 확정지은 가운데,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3~6위 팀 간의 PO가 치러졌다. 셰필드(정규리그 6위)는 브라이튼 앤 호브 앨비언(3위)를 합계 3-1로 꺾었고, 헐시티(4위)는 더비 카운티(4위)에 3-2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결승전에서 승리하는 팀이 곧바로 EPL로 승격한다.

# EPL 승격 가치가 최소 3천억?

이 한경기에 너무나도 많은 것이 걸렸다. EPL로 승격하면 최소 약 3천억 원의 돈방석에 앉을 수 있고, 이를 통해 클럽은 새로운 도약을 꿈꿀 수 있다. 마치 레스터 시티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6일 "영국의 다국적 컨설팅 그룹 딜로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EPL 승격의 가치가 최소 1억 7천만 파운드로 평가됐다"며 "만약 승격 팀이 첫 해에 잔류에 성공한다면, 그 가치가 2억 9천만 파운드(약 5천 50억)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이는 추정치이고, 조사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영국 언론 '미러'는 25일 "새로운 EPL TV 중계권 계약으로, PO 승자가 얻는 가치는 약 2억 파운드(약 3,482억 원)이 될 전망이다. 다가올 승격 PO 결승전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경기다"고 설명했다.

EPL 승격 가치가 3천억에 육박하는 이유는 TV 중계권료 때문이다. 지난 16일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을 비롯해 영국의 주요 매체들은 2015-16 EPL 각 구단별 수익을 발표했다. 별도의 상금이 없는 EPL은 각 구단의 순위에 비례해 중계권료 등의 수익을 분배한다. 실제로 아스널의 경우, 중계권 수익으로만 약 1억 95만 2,257 파운드(약 1,757.6억 원)을 벌어들인다고 조사됐다. EPL 최하위를 기록한 애스턴 빌라도 6,662만 2,215 파운드(약 1,160억 원)을 분배 받는다.

다음 시즌엔 새로운 TV중계권 계약으로 그 가치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해 EPL은 영국 'BT 스포츠', '스카이스포츠' 등 두 개의 방송사와 총 51억 3,600만 파운드(약 9조 원)의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계약(30억 1,800만 파운드-약 5.2조) 보다 대폭 상승한 수치로, 이에 따라 다음 시즌 EPL 구단은 더 많은 중계권 수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그렇기에 더욱 치열한 PO 결승전

3천억 원이란 거액의 가치가 걸린 경기기에 치열할 수밖에 없다.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하지만, 승격 PO 결승전은 같은 날 치러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만큼이나 뜨거운 경기가 펼쳐진다.

2년 전에도 그랬다. 영국 현지에서 EPL 통신원으로 활동했던 필자가 마지막으로 취재한 경기가 2014 승격 PO 결승전, 더비와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의 경기였다. 윤석영을 취재할 생각으로 경기장을 방문한 필자는 해당 경기의 규모와 열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더비와 QPR의 팬들은 약 9만석에 달하는 웸블리 경기장을 반반씩 가득 채웠고(집계 관중수 87,348명), 90분간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당시도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UCL 결승전이 같은 날 치러졌지만, 영국인들의 관심은 이 경기에 더욱 집중됐다.

경기 내용도 예측할 수 없었다. 당시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던 더비는 QPR(4위)에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음에도 득점에 실패했고, 후반 추가시간 바비 자모라의 극적인 골로 QPR은 승격에 성공했다. 반면, 더비는 승격의 마지막 길목을 넘어서지 못했고, 쓸쓸히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윤석영을 통해 그 기쁨을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었다. 비록 윤석영은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EPL 승격을 누구보다 기뻐했다. 당시 그는 상기된 얼굴로 "뛰지 못했다고 아쉽지 않다. 함께 이 자리에 있었던 것만으로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승격 소감을 밝혔다.

이번 결승전에도 누군가는 이 기쁨을 누리게 된다. 약 3천억 원의 가치를 지닌 이 한 경기. 한 시즌 만에 재승격을 노리는 헐시티와 1999-2000 시즌 이후 17년 만에 승격을 꿈꾸는 셰필드의 경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SPN FC'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