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 이번 만큼은 수도권 아닌 호남에 어울렸다

'슈퍼매치' 이번 만큼은 수도권 아닌 호남에 어울렸다

2015.06.29. 오전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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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전주, 허종호 기자]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대결을 일컫는 슈퍼매치. 하지만 지난 주말 열린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에서 만큼은 서울과 수원의 대결이 아닌 전북 현대와 전남 드래곤즈의 호남더비에 더욱 어울렸다.

치열함 그 자체였다. 지난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전남의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는 근래 최고의 명승부였다. 전반전에만 전남이 오르샤와 이종호가 연속골을 넣어 손쉽게 이기는 듯 하더니, 후반전 들어 전북에서 이재성, 장윤호가 잇달아 득점포를 신고해 2-2를 만들었다. 비록 승부는 결정나지 않았지만, 경기는 90분 내내 보는 이들에게 긴장감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전날 열린 서울과 수원의 대결과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서울과 수원은 K리그를 대표하는 '더비'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그라운드 안에서는 '더비'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치열한 승부보다는 지지 않기 위한 경기 운영, 그리고 보는 이들이 감탄사를 자아낼 뛰어난 경기력은 실종됐다. 슈퍼매치의 '슈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물론 서울과 수원의 대결이 항상 '슈퍼'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었던 것은 아니다. 분명 뛰어난 경기력으로 관중들을 즐겁게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에서 만큼은 '슈퍼'라는 단어는 호남더비에 더 어울렸다. 경기장을 찾은 1만 3602명의 관중은 경기 막판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고 감탄사를 자아내며 결승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관중들이 즐거워 할 만큼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돋보였다. 선제골을 넣은 전남 오르샤는 전반 12분 수비수 2명을 제치는 뛰어난 드리블을 펼친 후 골을 기록했다. 오르샤의 드리블은 경기 내내 관중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전북 장윤호는 후반 34분 아크 정면에서 공을 잡아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신인임에도 침착한 마무리는 새로운 스타 탄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조직력도 마찬가지였다. 전북과 전남은 조직력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세트피스에서 각각 1골씩을 넣었다. 전남은 전반 21분 현영민의 프리킥을 이종호가 가까운 포스트에서 헤딩으로 연결해 골을 넣었다. 전북은 후반 32분 레오나르도의 프리킥을 이재성이 머리로 방향을 바꿔 전남 골문을 흔들었다. 키커와 득점자의 호흡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전북과 전남의 호남더비가 치열했던 것은 처음이 아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전북과 중위권을 다투는 전남은 확실한 전력의 차에도 항상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이날 전까지 전북은 전남에 2연패를 당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무패 행진 직전에 패배를 안겼던 팀과 무패 행진의 종식과 이번 시즌 첫 패배 안긴 팀이 전남이라는 점은 호남더비의 스토리도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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