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와의 견제? 전북, 달라진 숙소에 골머리

가시와의 견제? 전북, 달라진 숙소에 골머리

2015.04.21. 오전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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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허종호 기자] 전북 현대가 22일 열리는 가시와 레이솔과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4차전을 앞두고 숙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북은 19일 일본에 도착했다. 2012년과 2013년에 이은 세 번째 방문이다. 가시와는 익숙하다. 훈련장이나 경기장 모두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로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숙소였다. 전북 선수단은 늘 쓰던 가시와 시내의 호텔로 향하지 않았다. 도쿄 아사쿠사의 한 호텔로 향했다. 아사쿠사는 선수들이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 아사쿠사는 일본 민간신앙의 중심지인 센소지가 있는 신사다. 도쿄 관광 명소 가운데 한 곳이다. 하루종일 관광객들이 몰린다. 휴식을 하기가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동이다. 호텔에서 경기가 열리는 가시와 히타치 스타디움까지는 약 27㎞정도다. AFC가 제시한 '경기장(혹은 훈련장)에서 30㎞이내거나 이동시간 30분 이내의 4성급 이상 호텔' 규정은 충족한다. 하지만 둘 사이의 도로는 상습 정체 구간이다. 정체를 피하려면 고속도로를 타고 돌아서 와야 한다. 이동에만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실제로 20일 전북은 훈련을 하기 위해 1시간 가까이 버스를 타고 왔다. 훈련이 시작하기도 전에 선수들은 진을 빠져버렸다.

더 큰 문제는 경기 당일이다. 경기는 오후 7시에 열린다. 늦어도 킥오프 1시간 30분전에 경기장에 도착해야 제대로 준비할 수 있다. 그런데 그 퇴근 시간이 껴있다. 훈련때보다 더욱 일찍 호텔에서 나와야 한다.

컨디션 조절도 쉽지 않다. 경기를 앞둔 선수들은 킥오프 3시간 전에 파스타나 샌드위치를 먹으며 탄수화물을 섭취한다. 에너지 최대화를 위해서다. 하지만 전북은 그 시간에 가시와로 이동해야 한다. 탄수화물 섭취시간도 더 빨라질 수 밖에 없다. 점심을 먹은 뒤 얼마되지 않아 탄수화물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 자칫 속이 더부룩해질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홈팀 가시와의 '교묘한 텃세'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원정팀의 숙소는 홈팀이 마련한다. 가시와는 2012년과 2013년 모두 가시와 시내 호텔로 마련했다. 이동에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에는 이동에만 1시간 가까이 걸린다. 전북은 강하게 항의했다. 가시와는 "가시와 시내 4성급 호텔 2곳 가운데 1곳이 최근 문을 닫았다. 나머지 1곳의 호텔은 방이 없어서 예약못했다. 아사쿠사 호텔도 규정 위반은 아니다"며 뻔뻔하게 둘러댔다. AFC도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며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축구계 관계자는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은 2월에 다 나온다. 보통 숙소를 바로 예약한다. 일본팀이 이를 놓칠리 없다. 결국 실수를 가장한 고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북과 가시와는 승점 8로 동률이다. 전북이 골득실차에서 앞서 조1위를 달리고 있다. 전북이나 가시와나 승리하면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결국 가시와는 승리를 위해 '교묘한 텃세'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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