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설기현, "유럽 진출할 때와 같은 심정"

'은퇴' 설기현, "유럽 진출할 때와 같은 심정"

2015.03.04. 오전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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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유럽진출할 때와 같은 심정".


설기현은 4일 서울 종로구 축구협회 대회의실에서 은퇴식을 하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까지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설기현은 이날 은퇴식 및 기자회견에서 성균관대 축구부 감독 직무대행으로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굳은 얼굴의 설기현은 준비된 원고를 꺼냈다.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은퇴를 하게 됐다"며 운을 뗀 뒤 "갑작스러운 은퇴 결정에도 잘 받아주신 인천 구단과 김도훈 감독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갑작스러운 은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모든 것을 다 받아 들일 것이다. 앞으로 더 노력해 달라진 모습 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도자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하고 있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자로 도전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지도자를 꿈꾸면서 어느 시점에 은퇴를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리고 항상 감독을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가 가진 축구 철학을 검증 받기 위해서는 감독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강릉상고와 광운대를 나온 설기현은 2000년 벨기에 프로축구 로열 안트워프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안더레흐트(벨기에), 울버햄튼, 레딩, 풀럼(이상 잉글랜드),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몸담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서 국가대표로 출전해 깜짝 스타가 된 설시현은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특히 이탈리아와 16강전서 뽑아낸 동점골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설기현은 잉글랜드에서 136경기에 나서 16골을 터트렸고 벨기에리그에서는 121경기에 32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K리그로 합류해서는 130경기서 25골-20도움을 기록했다.


설기현은 "지난 15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이 주마등화처럼 지나간다. 5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강릉으로 이사해 10살에 축구를 시작했다. 재미로 축구를 하면서 진학에 성공했고 운이 좋게 16세 이하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어려운 환경에서 축구를 하게 됐다. 그래서 국가대표에 대한 꿈이 굉장히 컸다. 모교로 돌아가니 그 꿈은 나만 가지고 있었다"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또 그는 "축구협회의 도움으로 유럽에 진출하게 됐다. 지금까지 정말 운이 좋았던 선수였다. 벨기에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알지 못했다. 벨기에 생활이 아직도 생생하다. 끊임없이 노력했고 결국 꿈이었던 EPL에 진출하게 됐다. 그 기억들도 여전히 생생하다"면서 "K리그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유럽에서 얻은 10년간의 경험을 마무리 하기 위해 돌아왔다. 내가 배웠던 것과는 다르기도 했다. 지도자로의 꿈도 있었기 때문에 K리그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 후배들에게 조언도 해줬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어머니께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아버지 없이 4형제를 잘 키워주신 어머니가 정말 감사하다. 유럽에서 고생할 때 도움을 준 가족들에게도 정말 고맙다"면서 "어린 시절부터 응원을 해준 팬들도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언젠가는 인천을 위해서 희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설명했다.


설기현은 "축구 선수로 설기현은 더이상 볼 수 없다. 지도자의 꿈을 꾸고 있었다. 유럽 진출할 때처럼 부담이 크다. 은퇴를 했기에 지도자를 하는 것이 아니다. 지도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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