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컵 결산] 별중의 별은 이정협-김진현 아닌 '매직' 슈틸리케

[亞컵 결산] 별중의 별은 이정협-김진현 아닌 '매직' 슈틸리케

2015.02.01. 오전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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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시드니(호주), 이균재 기자] 아시안컵의 최고 스타는 '샛별' 이정협(24, 상주)도 '거미손' 김진현(28, 세레소 오사카)도 아니었다. '매직'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빛난 별이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오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결승서 호주와 연장 혈투 끝에 1-2로 석패했다. 이로써 지난 1988년 이후 27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던 한국은 55년 만의 정상 탈환에 한 계단을 남겨두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축구는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서 1무 2패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삼켰다. 영웅 홍명보 감독이 씁쓸히 퇴장했다. 난국을 타개할 구세주가 필요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해 9월 독이 든 성배를 들었다.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1월 아시안컵 개막까지 불과 3개월 남겨둔 시점이었다.

악재가 겹쳤다. 타깃형 스트라이커 이동국과 김신욱이 부상으로 홍역을 앓았다. 박주영도 부진이 길어지며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로라하는 한국의 공격수들을 모두 쓸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빛나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정협이라는 원석을 발견했다. 그는 K리그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고, 소속팀서도 많은 시간을 뛰지 못했던 철저한 무명 공격수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꾸준히 관찰하고 지켜봤다. 제주 전훈서도 매의 눈으로 그를 주시했다. 결국 23인 최종 명단에 깜짝 발탁했다. 아시안컵 신데렐라 스토리의 시작이었다. 이정협은 이번 대회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순도도 높았다. 호주와 조별리그 3차전서 결승골을 넣으며 조 1위 8강행을 이끌었다. 이라크와 4강전서는 선제 결승골을 넣은 뒤 김영권의 쐐기골을 도우며 27년 만에 결승 티켓을 안겼다.

슈틸리케 감독은 과감한 선수 기용과 팔색조 전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대표팀은 오만과 조별리그 1차전 이후 이청용이 부상 이탈했다. 손흥민 구자철 김진현 등은 감기 몸살을 앓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와 2차전서 손흥민 구자철 김진현 등을 아예 명단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본의 아니게 오만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해 무려 7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원했던 승점 3을 얻었다.

팔색조 전술은 슈틸리케 감독의 매직에 정점을 찍었다. 멀티 플레이어를 적극 활용했다. 조영철 이근호 손흥민 남태희 기성용 장현수 박주호 곽태휘 등이 두 포지션 이상을 소화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선수들의 장점을 적극 활용했다.

우즈베키스탄과 8강, 호주와 결승전이 대표적이었다. 우즈벡전서는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이 한 때 측면으로 배치됐다. 기성용은 이번 대회서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측면 윙어 등 세 포지션을 뛰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와 결승전서도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성용의 파트너로 활약했던 박주호를 좌측 윙어로 선발 출격시켰다. 호주의 측면 공격을 봉쇄하겠다는 심산이었다. 후반전엔 최전방 공격수 이정협 대신 헤딩 머신인 중앙 수비수 곽태휘를 최전방으로 올리기도 했다. 연장전엔 장현수가 잠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하기도 했다. 결국 이는 손흥민의 동점골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매직'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의 최고 스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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