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결승] '덕장' 슈틸리케, "고개를 들고 자랑스러워하라"

[OSEN=김희선 기자] "고개를 들라, 그리고 자랑스러워하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 호주와 경기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1-2로 석패했다. 1988년 대회 이후 27년 만에 결승 무대에 진출한 한국은 이날 패배로 1960년 우승 이후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이 좌절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시작으로 6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행진을 이어오던 한국으로서는 뼈아픈 패배였다. 천재일우로 여겨진 55년 만의 우승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사실에 선수들은 120분 혈투에 지친 몸을 그라운드에 내던졌다. 극적 동점골로 희망을 살려냈던 손흥민(레버쿠젠)도, 자신의 은퇴경기서 꼭 우승컵을 들고 싶었던 차두리(FC서울)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사령탑은 침착하게 선수들을 일으켜 품에 안고 어깨를 다독였다. 경기 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도 "양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했다. 패배자가 없는 경기였다. 선수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아쉬운 준우승'이 아닌 '값진 준우승'에 방점을 뒀다.

대표팀을 맡아 처음 치른 국제대회에서 27년 만의 결승 진출과 준우승을 달성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차두리에게도 "고개를 들어라, 자랑스럽게 은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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