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서 적으로 만난 손흥민과 크루즈의 얄궂은 운명

동료에서 적으로 만난 손흥민과 크루즈의 얄궂은 운명

2015.01.30.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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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시드니(호주), 이균재 기자] 한국과 호주 축구대표팀을 대표하는 윙어 손흥민(23)과 로비 크루즈(27, 이상 레버쿠젠)가 동료에서 적으로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2015 AFC 아시안컵 우승컵을 놓고 호주와 자웅을 겨룬다.

손흥민과 크루즈의 발끝에 이목이 쏠린다. 둘은 한국과 호주의 에이스다. 나란히 왼쪽 측면에 위치해 공격을 이끈다. 우측면과 중앙에서도 활약이 가능하다. 번뜩이는 드리블 돌파와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수비진을 헤집는다.

얄궂은 운명이다. 손흥민과 크루즈는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클럽인 레버쿠젠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한국과 호주가 아시안컵 결승에 오르면서 얄궂은 운명을 맞이했다. 소속팀에선 같은 포지션인 좌측면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둘은 2013-2014시즌 나란히 레버쿠젠에 입단했다. 경쟁에서 앞선 이는 손흥민이다. 올 시즌 리그 16경기에 출전해 5골을 기록했다. 반면 경쟁에서 밀린 크루즈는 4경기에 모두 교체로 나섰지만 골맛을 보지 못했다. 입단 첫 시즌에도 주전 자리는 손흥민의 몫이었다. 리그 31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했다. 크루즈는 15경기에 나서 2골을 넣었다.

아시안컵에서도 손흥민의 활약상이 더 돋보인다. 손흥민은 오만과 조별리그 1차전을 소화한 뒤 감기 몸살로 쿠웨이트와 2차전서 결장했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호주와 3차전을 벤치서 출발해 교체 출격하며 예열을 마쳤다. 우즈베키스탄과 8강서 부활했다. 0-0으로 팽팽하던 연장에만 2골을 뽑아내며 4강 티켓을 안겼다. 이라크전서도 공격 첨병 역할을 해내며 27년 만의 결승행에 일조했다. 이번 대회 4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다.

크루즈는 5경기에 모두 출전해 1골을 기록했다. 한국과 3차전서 교체 출전할 것을 빼고는 모두 선발로 나왔다. 오만전서 1골을 넣으며 4-0 대승을 이끌었다. 호주 앞선의 핵심 전력이다. 등번호도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이다. 아랍에미리트와 4강서도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멀티 능력을 과시했다. 날 선 드리블로 상대를 위협했다.

한국과 호주의 결승전은 측면에서 갈릴 공산이 높다. 박경훈 SBS 해설위원은 "호주는 중앙 수비를 두텁게 한다. 포백라인 간격이 7~8m에 불과하다. 우리가 이를 깨려면 측면을 공략해야 한다. 호주도 마찬가지로 우리의 측면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공격 시 위력을 발휘하는 반면 수비 시엔 뒷공간에 허점을 노출할 수 있다. 또 중앙 수비수인 매튜 스피라노비치의 제공권이 좋지만 발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은 돌파와 스피드가 좋은 손흥민 등을 위시해 호주의 수비 뒷공간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

자연스레 손흥민과 크루즈에게로 시선이 향한다. 둘은 한국과 호주를 대표하는 드리블과 스피드를 자랑한다. 다만 차이점은 있다. 기술은 비슷하지만 슈팅력과 득점력은 손흥민이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 소속팀서도 손흥민이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좌우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날리는 슈팅이 위력적이다.

한국과 호주는 지난 17일 조별리그 3차전서 이미 한 차례 맞닥트렸다. 당시 손흥민은 감기 몸살로, 크루즈는 휴식 차원에서 선발로 나서지 않고 교체 출전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결승전에서 무대가 다시 만들어졌다. 둘 모두 선발 출격이 확실시 된다.

얄궂은 운명을 맞이한 손흥민과 크루즈 중 미소를 짓는 주인공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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