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컵 人 호주 ③] 김봉수, 김진현과 함께 27년 전 꿈을 꾸다

[亞컵 人 호주 ③] 김봉수, 김진현과 함께 27년 전 꿈을 꾸다

2015.01.29. 오전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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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시드니(호주), 이균재 기자] 김봉수(45) A대표팀 골키퍼 코치가 '애제자' 김진현(28, 세레소 오사카)과 함께 27년 전 꿈을 다시 꾸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호주와 2015 AFC 아시안컵 우승컵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대표팀은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슈틸리케호는 지난 1988년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무대에 올랐다. 김봉수 코치는 한국의 마지막 아시안컵 준우승 멤버다. 당시 그는 고려대학교 1학년 시절이던 18살에 막내 신분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주전 골키퍼 조병득에 비해 무려 13살이 어렸다.

지난 28일 시드니 코가라 오벌 훈련장에서 만난 김봉수 코치는 27년 전의 기억을 더듬었다.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린 무대였다. 김 코치는 "조병득 선배가 경고를 2개 받아 내가 어쩔 수 없이 이란과 조별리그 4차전을 뛰었다. 나이가 어렸는데 잘해서 이슈가 됐다"고 회상했다. 함께 대회에 참가했던 박경훈 전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당시 김봉수 코치의 나이가 굉장히 어려 주전으로 뛰지는 못했다. 비록 주전 수문장은 아니었지만 엄청난 가능성을 갖고 있어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었다. 항상 성실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현재 대표팀 코치를 하고 있어 27년 전 생각이 많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금 세대였다. 김주성, 황보관, 변병주, 박경훈, 이태호, 황선홍, 최강희 등이 신구 조화를 이뤘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을 밟은 뒤 그 해 서울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컵은 아쉬움의 무대였다. 정상 등극에 마지막 한 계단을 남겨두고 미끄러졌다. 벤치에서 준우승을 지켜봐야 했던 김 코치는 "결승서 사우디아라비아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3-4로 패했다"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김 코치는 27년 전 못 이뤘던 꿈에 다시 다가섰다. 이번엔 선수가 아닌 코치다. "감회가 새롭다. 선수 때는 어려서 아시안컵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다. 국가대표로 경기를 뛴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코치로서 와 닿는 게 더 많다. 지금 더 간절하다"는 김 코치는 "옛날 생각이 많이 나는 대회다. 코치로서 결승까지 왔다. 운명인지 숙명인지 모르겠지만 마무리를 잘했으면 좋겠다"며 우승 야망을 드러냈다.

김 코치는 "(김)진현이가 잘해주고 있다. (김)승규와 (정)성룡이도 뒤에서 진심 어린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다. 그걸 보면서 '한국 골키퍼들이 많이 성숙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치로서 고맙다. 승규와 성룡이가 오히려 더 파이팅이 넘친다"며 고마워 했다.

김 코치의 히든 카드는 '애제자' 김진현이다. 이번 대회 눈부신 선방쇼로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김 코치는 이날 김진현과 함께 특훈을 펼쳤다. 프리킥과 페널티킥 특훈을 통해 호주의 홈 어드밴티지에 대비했다. 김진현은 "호주의 홈이기 때문에 심판들이 휘슬을 많이 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최악의 상황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냉정하게 준비된 자세로 수월하게 경기를 치르고 싶었다"며 특훈 이유를 전했다. 또 "대회가 시작할 때는 결승에 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막상 결승에 오르니 솔직히 부담이 있다"면서도 "여태껏 해왔듯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7년 전 김봉수 코치의 못 다 이뤘던 꿈이 김진현과 함께 영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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