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분 3골 1도움' 이정협의 미친 존재감, 동국-신욱-주영 잊게 만들다

'310분 3골 1도움' 이정협의 미친 존재감, 동국-신욱-주영 잊게 만들다

2015.01.27. 오전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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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시드니(호주), 이균재 기자] 이동국, 김신욱, 박주영을 잊게 만드는 미친 존재감이었다. '군데렐라' 이정협(24, 상주)이 최전방 공격수 기근에 시달리는 한국 축구에 촉촉한 단비를 내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서 이정협과 김영권의 연속골을 앞세워 이라크를 2-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88년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주인공은 독일 분데스리가를 주름잡는 손흥민(레버쿠젠)도, 연이은 선방쇼로 무실점을 이끌고 있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도 아니었다. 이제 막 A매치 6경기를 소화한 대표팀의 새내기 공격수 이정협이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었다.

이정협이 또 선발 출격했다. 지난 17일 호주와 조별리그 3차전, 우즈베키스탄과 8강에 이어 3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수장의 믿음에 200% 보답했다. 전반 20분 선제 결승골을 넣은 뒤 후반 5분 김영권의 쐐기골을 도우며 27년 만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이 정도면 소위 미친 활약이다. A매치 6경기서 3골을 기록했다. 이정협의 출전시간을 보면 더욱 놀랍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서 18분 출전해 쐐기골, 오만과 조별리그 1차전서 19분, 쿠웨이트와 2차전에 14분을 소화했다. 첫 선발 기회를 잡은 건 호주와 3차전이었다.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며 결승골을 기록했다. 우즈벡전서는 선발 출전해 79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라크전서 또 다시 선발로 나와 풀타임 활약하며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총 310분 출전, 3골 1도움의 특급 활약이다. 이동국, 김신욱, 박주영이 잊힐 만하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이 발견한 보물이다. 대표팀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이동국 김신욱 박주영 등 내로라하는 공격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곤욕을 치렀다. 슈틸리케 감독이 수완을 발휘했다. 상주에서 뛰던 무명 공격수 이정협을 깜짝 발탁했다. K리그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정협을 K리그와 제주 전훈에서 지켜본 뒤 메이저대회에 데려가는 모험수를 뒀다.

슈틸리케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은 내 인생의 은인이다.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슈틸리케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한국 축구는 그간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적잖은 고민거리를 안았다. 최순호, 황선홍, 최용수, 이동국, 박주영 이후로 김신욱 외엔 대형 공격수 재목이 보이지 않았다.

이정협이 대형 공격수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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