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人 호주] 11인의 주연을 위한 그라운드 밖 조연

[아시안컵 人 호주] 11인의 주연을 위한 그라운드 밖 조연

2015.01.26. 오전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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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시드니(호주), 이균재 기자] 눈부신 조명 아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이 있다면 주변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무대를 빛내는 조연이 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신만길(43) 아시아축구연맹(AFC) 대표팀 경기국장은 후자에 해당한다.

호주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컵이 흥행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초 AFC는 총관중 목표를 55만 명을 잡았지만 8강전이 진행된 현재 50만 3천명으로 집계돼 65만 명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TV 시청자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반응도 벌써 예상치를 넘어섰다.

대한축구협회 직원으로 AFC에 파견돼 이번 대회 토너먼트 디렉터로 활약하고 있는 신 씨를 지난 25일 한국-이라크의 대회 8강전이 열리는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만났다. 아시안컵의 전반적인 준비와 흥행 정도, 발전 가능성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신 씨와의 일문일답.

-토너먼트 디렉터는 어떤 일을 하나.

▲AFC 내부엔 아시안컵 오피스라고 4년 내내 대회를 준비하는 곳이 있다. 난 대표팀 경기국장을 하면서 아시안컵을 같이 준비했다. 대회 준비나 운영을 우리 부서에서 담당했다.

-이란축구협회가 이라크의 부정 선수 출전 의혹을 제기하며 제소했는데.

▲이란이 이라크 선수에 대해 정식 제소한 것은 맞다.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은 법무팀이 검토하고 있다는 정도다. 특별한 경우가 없을 경우 한국과 이라크의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 징계는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아예 안할 수도 있고, 경기와 관계없이 진행할 수도 있다.(AFC는 이날 밤 이란축구협회의 제소가 근거가 없다며 기각했다.)

-대회가 잘 진행되고 있다는 평이 주를 이루는데.

▲'호주에서 열려 잘됐다'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잘된 부분도 안된 부분도 있다. 호주에서 축구는 1등이 아닌 4~5위권 종목이다. 경기장과 훈련장을 빌리는 것도 힘들었고, 제약도 있었다. 지난 3년간 AFC에서 준비를 열심히 했고 좋은 지원을 받았다.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지만 유지를 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직원으로서 아시안컵을 세 번 치렀고 2011년엔 책임자로 일했다. 대회가 거듭될수록 발전한 것 같다.

-호주 오픈(테니스 대회)이 함께 열려 힘들지 않았나.

▲진행상 걱정은 없었는데 (호주 오픈이 열리는) 멜버른에서 숙소를 구하는 게 문제였다. 그 부분을 염려해 멜버른 경기장서 8강전까지만 치르고 일찍 닫은 이유도 있다. 멜버른 경기장이 규모도 아담했고 운영도 잘됐다. 테니스와 축구의 팬층이 겹칠 순 있지만 테니스 자체를 경쟁 상대라 생각하진 않는다.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였나.

▲3년 동안 열심히 준비를 해서 대회를 오픈했는데 흥행도 좋고 평가도 좋을 때 보람을 느낀다. 4경기가 남았는데 결승까지 잘 치렀으면 좋겠다. 처음엔 총관중 목표를 55만 명으로 잡았는데 8강이 끝난 뒤 50만 3000명으로 집계돼 목표를 65만 명으로 늘렸다. 경기당 관중 숫자도 카타르 땐 1만 2000명이었는데 이번 대회는 1만 8000명이다. 중계도 8억 명을 목표로 잡았는데 이미 8강전서 목표치를 넘어 8억 8000명이 시청했다. SNS도 트위터는 24억 건, 페이스북은 750만 페이지뷰를 달성했다. 예상치 못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 지금은 칭찬을 많이 듣고 있다.

-다음 대회부터 출전국이 24개국으로 늘어나는데.

▲내부적으로도 부담감이 있었다. 아시안컵엔 모든 아시아 국가들이 참가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동남아와 서남아가 빠지는 구조다. 기술적인 차이는 있지만 이들의 축구 열기가 높아서 24개국이 참가해도 대회 운영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침대축구 지양 캠페인 진행 상황은.

▲모든 부분에서 대회가 잘되고 있는데 60분 캠페인은 만족스럽지 않다. 카타르 대회 땐 플레잉타임이 53분 15초였는데 지금은 54분 40초다. 규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어떤 선수가 다쳐 넘어져서 시간을 끌 때 진짜 아픈건 지 시간을 끄는 건 지 알 수 없다. 단기적으로 끝날 문제는 아니다. 긴 시간을 두고 선수가 의식을 바꿔야 한다. 60분 캠페인을 처음 시작할 때 1년 6개월을 봤는데 조금 늘려야 할 지 고민이다. 심판 운영은 잘되고 있다. 감독과 선수들을 관리하기는 힘들지만 심판들은 많이 바뀌었다. 캠페인 시작 후 엑스트라 타임이 8분으로 늘었다.

-대회 우승 상금이 없는데.

▲전임 회장이 2011년 기자회견서 1000만 달러를 얘기했는데 임기를 못 채우고 떠났다(웃음). 상금이 있는 게 맞지만 회계 구조상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2019년엔 훨씬 더 큰 재정적인 성장을 기대해도 된다. 아시안컵은 4년마다 스폰서 계약을 하는데 이번 대회 스폰서 금액은 크지 않다. 2019년엔 아시안컵을 훨씬 더 큰 규모로 운영할 수 있는 재정이 생길 것이다.

-AFC 내에 일본인 직원이 많은 것으로 안다. 한국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내가 처음 들어갔을 땐 일본인 4명, 한국인 3명이었다. 직원 숫자도 중요하지만 어느 부서인지가 중요하다. 원래 마케팅 부서장, 심판 국장, 경기 국장 등 핵심 인물들이 일본인이었는데 지금은 심판 국장만 일본인이다. 숫자도 4명으로 줄었다. 한국인은 6명으로 늘어났고, 경기, 미디어, 마케팅 등 3개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질적인 구성은 한국이 더 좋다. AFC 내 외국인 국가 직원 숫자가 6명으로 가장 많다.

-AFC와 국제축구연맹(FIFA)이 하는 일은 어떻게 다른가.

▲FIFA 경기국은 대회를 준비하는 기능은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경기를 운영하는 기능은 없다. 그래서 FIFA는 대회가 열리면 각 개최도시마다 직원을 빌려 쓴다. 우리는 경기국에 임원이 있어 직접 준비를 해서 진행을 한다. 어떤 면에서는 FIFA 보다 수월하게 운영이 가능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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