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준우승이 서울에 남긴 상처

FA컵 준우승이 서울에 남긴 상처

2014.11.23. 오후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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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울월드컵경기장, 김희선 기자] FC서울이 드디어 다시 한 번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성남FC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서울과 0-0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 끝에 4-2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힘겹게 우승컵을 들어올린 성남은 지난 1999년(당시 천안 일화)과 2011년(성남 일화) 우승 이후 통산 3번째 우승에 성공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진출권을 손에 넣게 됐다.

반면 패자 서울은 안방에서 크나큰 상처만 남기고 돌아서게 됐다. 이번 FA컵 결승전은 서울에 있어서는 의미가 각별한 도전이었다. 2012시즌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서울은 2013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에서 아시아 제패를 꿈꿨으나 결승전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의 벽에 가로막혔다. 올시즌 ACL에서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했지만 이번에는 4강전에서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에 무릎을 꿇으며 우승 꿈을 놓쳤다.

ACL 우승의 꿈이 무산되며 서울은 FA컵에 우승 희망을 걸었다. 전북 현대가 일찌감치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FA컵은 서울이 우승 갈증을 풀기 위한 마지막 기회였다. 1998년 서울의 전신인 안양이 FA컵에서 우승한 이후 16년 만의 우승 도전이라는 점은 서울에 각별함과 의지를 더해줬다. 통산 두 번째 우승이자 FC서울의 이름으로 도전하는 첫 번째 우승인만큼 최용수 감독과 서울 선수단의 각오는 대단했다.

결승전 상대가 시민구단 성남으로 결정되면서 일찌감치 서울의 우승을 점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성남은 초반부터 서울을 거세게 밀어붙였고,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끈끈한 수비로 틀어막으며 궁지로 몰았다. 결국 연장전에 승부차기까지 가고 말았고, 야심차게 준비한 유상훈 교체카드도 먹히지 않으며 서울은 지난해 ACL에 이어 다시 한 번 결승전에서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승부의 세계에 준우승은 의미가 없다"던 최용수 감독의 말처럼, 서울은 준우승을 거뒀지만 얻은 것 없이 빈손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위기에 처했다. 16년만의 우승 기회를 놓친 것은 물론 ACL 진출권도 아슬아슬하다. 1, 2위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이 ACL 직행 티켓을 확보함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주어지는 3위를 두고 포항 스틸러스와 3위 전쟁을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04년 8월 18일 이후 안방에서 성남에 패한 적이 없던 불패의 역사가 깨졌다. 서울로서는 여러모로, 잃은 것이 많아 가슴아픈 상처투성이 승부로 기억될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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