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대와 유상훈, 두 '아들' 품은 최용수의 행복한 고민

김용대와 유상훈, 두 '아들' 품은 최용수의 행복한 고민

2014.08.28. 오전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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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희선 기자] 우산장수와 부채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심정이 꼭 이렇지 않을까. 유상훈(25)의 선방으로 4강 진출을 확정지은 순간, 두 팔을 번쩍 들고 환호하던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이내 벤치에서 함께 기뻐하던 김용대(35)를 꽉 끌어안았다.

서울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ACL 8강 2차전 포항과 0-0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어렵게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1, 2차전 합계 0-0(3PKO0)을 기록한 서울은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ACL 4강에 진출하며 못다 이룬 우승을 향한 꿈을 이어가게 됐다.

한 골 싸움이었기에 두 팀은 경기 내내 조심스러웠다. 승부는 연장까지 가서도 0-0 무승부로 끝났다.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홈팀 서울은 상대 키커 3명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낸 유상훈의 활약 속에 4강 진출의 기쁨을 안았다.

유상훈이 서울에 짜릿한 승부차기 승리를 안긴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첫 번째 희생양 역시 포항이었다. 지난 7월 16일 열린 FA컵 16강전 포항과 경기서도 유상훈은 선방쇼를 펼치며 팀의 8강 진출을 이끈 바 있다. 유상훈은 그렇게, 김용대가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서울의 골문을 든든히 지켜내며 차세대 수호신으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김용대가 부상에서 복귀한 후, 최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경험과 노련미를 갖춘 주전 골키퍼 김용대냐, 빈 자리를 든든히 메꿔준 상승세의 유상훈이냐. 지난해 못다이룬 아시아 제패의 꿈을 향한 기로였던 포항전을 앞두고도 최 감독의 고민은 계속 됐다. 밤잠을 설칠 정도로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정은 유상훈 선발. 그리고 그 카드는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연장 승부, 더 가서는 승부차기를 대비해야했기에 최 감독은 유상훈 카드를 뽑아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 감독은 결코 김용대를 잊지 않았다. 최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김용대를 끌어안았다. 최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유상훈 전력이나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다는 수비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김용대에게 '마지막에 가서 상훈이에게 역할을 맡길 수밖에 없으니 이해를 좀 해달라' 그렇게 이야기했다. 본인도 괜찮다더라"며 김용대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경쟁은 발전을 위한 가장 긍정적인 원동력이다. 두 골키퍼 선후배간의 경쟁은 선수 본인을 성장시키고 서울이라는 팀을 더 강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가 최 감독이다. 최 감독은 "김용대를 통해 유상훈이 더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며 미소를 보였다. 우산장수 아들도, 부채장수 아들도 모두 잘 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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