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박지성, 이보다 완벽한 사제지간 있을까

히딩크·박지성, 이보다 완벽한 사제지간 있을까

2014.07.26. 오전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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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영광의 시작도 마무리도 함께였다. 박지성(33)이 다시 한 번 거스 히딩크(68) 감독의 품에 안겼다.


팀 K리그와 팀 박지성은 2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이하 올스타전)’ 경기서 6-6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경기에 참여한 모두가 승자인 축제의 장이었다. 박지성은 후반전 골을 뽑아내며 완벽하게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했다. 동료 선수들은 박지성에게 헹가래를 해주며 그의 앞날을 축복했다.


경기 후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히딩크는 “지난 10년 동안 한국축구에 가장 인상적인 선수가 작별을 고했다. 특별하게 내가 가르쳤던 선수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 좋았다. 이제 한국축구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박지성의 은퇴는 곧 한국축구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했다.


히딩크는 박지성에게 ‘제2의 축구인생’을 안겨줬다. 비주류였던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얻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했다.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서 극적인 결승골을 넣고 히딩크의 품에 안기면서부터 박지성의 인생이 달라졌다.


2002년 히딩크는 직접 아인트호벤으로 박지성과 이영표를 데려갔다. 박지성은 초반에 무릎수술을 받으며 적응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히딩크는 뚝심 있게 박지성을 믿었다. 히딩크는 “박지성을 다시 일본이나 한국으로 돌려보내야 할지 고민을 했다. 박지성은 헌신과 노력으로 이를 극복했고, 네덜란드에서도 유명한 선수가 됐다. 그 결과 모두가 원하는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며 비화를 공개했다.


박지성도 히딩크 감독을 은인으로 여기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박지성은 “축구인생에서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 주신 분이다. 커리어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감독이다. 유럽에서 성공을 못할 수도 있었는데, 히딩크 감독 밑에 있어서 성공할 수 있는 힘을 키웠다”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에서 ‘제2의 박지성’이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히딩크 감독은 “한국선수가 처음 유럽에 가면서 박지성이 좋은 예가 됐다. 처음에 큰 돈을 바라고 빅리그로 가지 않고 차근차근 더 좋은 레벨로 가서 적응을 잘했다. 일단 첫 발을 잘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빅리그로 가서 실패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진지하게 조언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전에 네덜란드리그를 거친 박지성처럼 단계를 밟으라는 의미다.


히딩크와 박지성은 완벽한 사제지간이었다. 히딩크의 안목과 신뢰, 박지성의 노력이 더해져 한국에서 세계적인 선수가 배출될 수 있었다. ‘제2의 박지성’을 꿈꾸는 지도자와 선수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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