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히딩크 '오마이갓' 13년 만에 힐링

김병지, 히딩크 '오마이갓' 13년 만에 힐링

2014.07.26. 오전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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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골 넣는 골키퍼’ 김병지(44, 전남)가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13년 동안 쌓아뒀던 해묵은 감정을 재치로 풀었다.


때는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콩 칼스버그컵 파라과이전에 주전 골키퍼로 출전한 김병지는 답답한 공격을 참지 못하고 하프라인 부근까지 직접 공을 치고 나갔다. 다행히 실점을 하지 않았지만, 김병지는 공을 빼앗기며 위험천만한 화를 자초했다. 이를 본 거스 히딩크 감독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결국 이 사건으로 눈 밖에 난 김병지는 이운재와의 골키퍼 경쟁에서 밀렸다.


김병지는 13년 동안 이 사건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는 K리그 올스타전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오늘 경기 기대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2001년 히딩크 감독님을 깜짝 놀라게 한 적이 있었는데 간만에 오늘 올스타전에서 히딩크 감독님을 한 번 더 깜짝 놀라게 해 드리려고 합니다. 본방사수 하시고 K리그 응원바랍니다”라며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올스타전에서 김병지가 공을 잡을 때마다 팬들은 김병지의 이름을 연호했다. 빨리 치고 나가라는 성화였다. 전반 25분 김신욱의 슈팅을 막아낸 김병지는 마침내 폭풍 드리블을 선보였다. 이영표의 헛다리짚기, 박지성의 골과 함께 이날 가장 함성이 컸던 명장면이었다. 히딩크 감독도 이번에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히딩크 감독은 김병지에 대해 “이번에는 (김병지를) 교체를 하지 않으려고 내 자신을 컨트롤을 많이 했다”면서 농담을 했다.


히딩크 감독은 김병지 사건을 매우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김병지를 처음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홍콩이었는데 2001년 칼스버그컵에서 김병지가 미드필드로 막 치고 나가면서 드리블을 했다. 그래서 ‘오 마이 갓! 쟤 뭐하는 거야?’ 하면서 교체를 했다. 오늘은 ‘김병지가 또 뛰네?’ 했다. 쇼였다. 김병지를 다시 봐서 만족한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김병지의 쇼맨십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표정이었다.


김병지는 “히딩크 감독님 앞에서 이전의 아픈 기억을 치유하고 싶었다. 힐링이 됐다. 올스타전은 팬들이 재밌어야 한다. 그래서 시도했다”면서 껄껄 웃었다. 이제 김병지는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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