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축구선수' 로저스 복귀, "결코 잊을 수 없는 밤!"

'게이 축구선수' 로저스 복귀, "결코 잊을 수 없는 밤!"

2013.05.28. 오전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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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희선 기자] "결코 잊을 수 없는 밤이 될 것이다. 내 새 고향을 사랑한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현역에서 은퇴했던 로비 로저스(26, 미국)가 LA갤럭시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커밍아웃(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행위)한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프로 팀스포츠 공식 경기에 나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게 된 것.

USA투데이를 비롯한 복수의 미국 언론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로저스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갤럭시와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로저스는 같은 날 열린 시애틀 사운더스와 경기서 4-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32분 출전해 약 13분 가량을 소화하며 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았다.

로저스는 지난 2월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커밍아웃'을 하고 축구계를 떠나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난 25년간 난 공포에 떨며 살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 비밀을 알고난 후 달아날 것 같아 두려웠으며 내 꿈을 방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성 정체성 때문에 결국 축구선수로서의 삶에 종지부를 찍고, 현역 은퇴를 선언했던 로저스지만 축구에 대한 갈망은 멈출 수 없었다. 로저스는 은퇴를 선언한 이후에도 LA갤럭시 선수단과 함께 계속해서 훈련에 임했고, 결국 MLS 무대에서 복귀전을 치르게 됐다. 경기를 치른 로저스는 "그 어떤 압박도 없었다"며 "나 자신과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었다"고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기쁜 소감을 전했다.

LA갤럭시의 새로운 선수로 소개된 순간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긴장했지만 언제나처럼, 이건 그저 축구 경기일뿐이야!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단 걸 알았다"며 당시의 긴장감을 전했다. 하지만 팀은 4-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고, 결국 승리했다. 로저스는 "정말 완벽했다"며 "우리는 이겼고, 그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이다"라고 팀의 승리에 대한 기쁨을 전했다.

이날 경기에는 로저스의 가족과 그의 친구들이 함께 했다. 로저스는 "결코 잊을 수 없는 밤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새 고향이 될 LA를 사랑한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미국 축구계 인사들도 대부분 로저스의 복귀를 반겼다.

랜든 도노반을 비롯한 팀 동료들은 물론, 미국 축구의 아이콘이자 LA갤럭시의 단장인 알렉세이 랄라스 역시 "시간이 많이 흐른 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경기의 스코어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로저스가 이 경기에서 뛰었다는 사실은 잊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으로 됐다. 그게 중요한 점"이라고 이날이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 장담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은 물론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돼 A매치 18경기 2골을 기록하며 미국의 전도유망한 축구선수로 이름을 날린 로저스는 2007년 잉글랜드 무대로 이적했다. 챔피언십(2부리그)의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2년 동안 뛴 로저스는 2012-2013시즌 리그1(3부리그) 스티버니지에서 임대로 뛴 경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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