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라미레스” 류현진 예언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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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2. 오전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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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핸리 라미레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류현진(28, LA 다저스)은 LG와 NC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관전차 잠실구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에 깜짝 놀랄 만한 이야기를 했다. 동갑내기 절친인 강정호(28, 피츠버그)에 대해 호평을 하며 핸리 라미레스를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류현진은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오면 분명 잘할 것이다”라며 확신에 찬 어조를 이어갔다.

라미레스는 2005년 보스턴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 1일(이하 한국시간)까지 통산 1314경기에서 타율 2할9푼7리, OPS(출루율+장타율) 0.865, 210홈런, 703타점을 기록한 슈퍼스타다. 2006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시작으로 세 차례(2008~2010)의 올스타, 두 차례(2008·2009)의 실버슬러거를 획득했다. MLB를 대표하는 공격형 유격수로 널리 명성을 떨쳤다.

그런 라미레스는 올해를 앞두고 보스턴과 계약하기 전까지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2년을 같이 뛰었다. 류현진은 강정호도, 라미레스도 모두 잘 알고 있는 중간의 매개체로서 그런 의견을 이야기한 것이다. 류현진은 “공·수에서 라미레스에 밀리지 않는다. 한국에서 홈런 40개를 치는 것은 쉽지 않다. 수비가 약하다는 말이 있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별 문제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해외진출을 앞두고 있는 강정호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발언으로 치부됐다. 라미레스의 이름값이 워낙 거대했기 때문이다. 팬들 사이에서도 ‘립서비스’ 차원으로 해석됐다. “말이 안 된다”라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 그때를 떠올려보니 류현진의 말이 그렇게 틀린 것도 아니라는 게 입증되고 있다. 물론 경력을 동일선상에 놓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올 시즌 성적을 놓고 보면 강정호가 더 나은 구석도 있기 때문이다.

강정호는 1일까지 올 시즌 86경기에서 타율 2할9푼9리, 출루율 3할7푼3리, 장타율 4할5푼3리, OPS 0.826을 기록하고 있다. 7개의 홈런, 34타점, 5도루를 추가했다. 3루수와 유격수를 오고가며 맹활약이다. 장타는 26개다. 라미레스의 기록은 흥미롭다. 91경기에서 타율 2할6푼3리, 출루율 3할6리, 장타율 4할5푼4리, OPS 0.760이다. 19홈런과 49타점을 기록했고 장타는 27개다.

홈런과 타점은 라미레스가 확실히 많다. 라미레스의 홈런 생산력은 이미 오래 전 검증이 끝났다. 그러나 나머지에서는 전혀 밀릴 것이 없다. 타율, 출루율, OPS에서 앞서고 장타율과 장타는 거의 같은 수준이다. 여기에 라미레스는 보스턴 이적 이후 주로 좌익수로 뛰고 있다. 내야에서 수비적 부담이 큰 강정호임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상쇄가 된다고 볼 수 있다.

모든 것을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팬그래프닷컴’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보면 강정호의 압승이다. 라미레스가 고질병인 수비 문제로 -0.9에 그치고 있는 반면 강정호는 2.7이다. 몸값 차이는 엄청나다. 라미레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4년 총액 8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강정호는 포스팅 금액을 모두 포함해 알려진 금액이 4년 2100만 달러 수준이다. 25% 남짓이다. 그럼에도 공헌도는 강정호가 전혀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앞선다.

이에 ‘팬그래프닷컴’의 제프 설리번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포스팅 금액을 다 포함해도 강정호의 4년 몸값 총액은 라미레스의 1년치 연봉보다도 100만 달러가 적다”라고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라미레스가 몸값을 못한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만큼 강정호가 기대를 뛰어 넘는 활약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만하다. 물론 라미레스와 비교를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강정호의 남은 계약 기간 활약도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류현진의 그 때 그 발언은 꽤 많이 회자될 것 같다. 류현진은 믿었고, 강정호는 부응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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