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부상은 내 잘못, 빨리 돌아오겠다"

이용규, "부상은 내 잘못, 빨리 돌아오겠다"

2015.08.02.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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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내가 못 피해준 것이다".

한화 외야수 이용규(30)가 불의의 부상으로 최소 한 달 이상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31일 대전 KIA전에 1회 첫 타석부터 왼쪽 종아리를 정통으로 맞았다. 사구 직후 헬멧을 벗어 던지며 쓰러진 이용규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 나갔다. 1일 병원 정밀검진 결과 종아리 근육 파열로 최소 4주 재활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규는 1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경기장을 찾았다. 간단하게 재활 치료를 받고 선수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경기가 시작되기 30분 전까지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시간을 보낸 그는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테이핑으로 왼쪽 종아리를 감싼 이용규는 목발에 의지해 힘겹게 한 발짝씩 움직였다. 그만큼 부상 상태가 우려만큼 심했다.

이용규는 "상태가 좋지는 않다. 공을 맞는 순간에도 너무 정확하게 맞아 불안했다. 결국 진단 결과가 이렇게 나왔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다"며 현실을 받아들인 뒤 "잘되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크지만, 빨리 회복하는 수밖에 없다. 선수들도 '빨리 낫고 돌아오라'고 하더라. 나도 빨리 낫겠다고 했다"고 다짐했다.

한화 이적 2년차를 맞은 이용규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89경기 타율 3할3푼7리 120안타 3홈런 33타점 79득점 23도루. 득점권 타율도 3할4푼6리이며 데뷔 후 가장 높은 88.5%의 도루성공률로 펄펄 날았다. 중견수로서 빠른 스피드와 타구 판단력으로 폭넓은 외야 수비 능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었기에 그의 부상이 낳은 파장은 상당히 컸다. 이용규에게 본의 아니게 부상을 입힌 KIA 신인 투수 박정수는 비난의 중심에 서야 했다. 하지만 이용규는 1일 경기 전을 앞두고 KIA 라커룸을 찾아 정중하게 사과를 하러온 박정수에게 "너무 신경 쓰지 마라. 위축될 필요 없다"고 따뜻하게 격려했다.

이용규는 "어제(31일) 밤 박정수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문자가 왔다. 너무 신경 쓰지 말라 했는데 오늘 직접 만나 사과를 하더라"며 "박정수 잘못이 아니다. 내가 못 피해준 것이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이 뭐가 있겠나. '열심히 해서 다음에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부상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앞날이 창창한 신인 투수에게 힘을 실어줬다.

마지막으로 이용규는 "아직 정확한 재활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내일(2일)까지 쉬고 그 다음부터 스케줄이 나올 것 같다"며 "다른 말이 뭐가 필요하겠나. 어떻게든 빨리 낫겠다"고 다짐했다. 불굴의 의지와 근성으로 똘똘 뭉친 이용규에게 지금의 시련은 잠깐 스쳐가는 바람일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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