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안전은...여전히 의식 부족한 KBO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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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8. 오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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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유라 기자] KBO 리그의 기술은 점차 발전하고 있지만 의식은 여전히 뒤언저리에 있는 듯 보인다.

지난 23일 잠실구장에서는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회말 우천 중단됐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의 이목은 다른 데 집중됐다. 이날 오후 송파경찰서에 "잠실구장 중앙타자석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특공대가 검사에 나섰기 때문.

경찰특공대는 경기 도중 잠실구장 중앙 테이블석을 수색하기 시작했으나 아무도 경기를 중단하지 않았고 선수들은 계속 경기에 나섰다. 빗속에 많은 관중들이 찾지는 않았지만 관중들에게도 별다른 지시가 없었다. 선수들과 관중들은 특공대가 구장에 들어오는 이상한 상황에서도 계속 야구 경기를 진행했다.

결국 1회말 도중인 오후 7시 14분 경기는 중단 끝에 노게임 선언됐고 관중들과 선수들이 모두 나간 뒤 본격적으로 경찰특공대와 폭발물 처리반이 잠실구장 곳곳을 수색해 폭발물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전화번호와 CCTV 확인 결과 중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한 것으로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인 24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염경엽 넥센 감독은 "미국은 폭발물 처리를 그렇게 하지 않는다. 관중들을 먼저 대피시켰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단 폭발물 신고가 들어왔다고 해도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한다. 만에 하나 거기서 폭발물이 터졌더라면 늦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안전 의식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취재진에게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폭발물 처리 매뉴얼에 따랐다. 갑자기 사람들에게 폭발물이 있다고 알리면 큰 혼란이 일 수 있고, 허위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경기를 진행시켰다"고 상황을 밝혔다. 일상 생활에 큰 위해를 주지 않는 상태로 폭발물 처리가 끝난다면 가장 좋은 경우지만, 야구장에 경찰특공대가 들어온 것 자체가 이미 혼란을 줄 만했다.

26일 마산 두산-NC전에서는 오재원이 경기 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 위에서 의식을 잃었음에도 의료진이 오지 않고 구장에서 항시 대기하는 구급차도 3분 넘어 출장하는 등 늑장 대응 논란이 일었다. 1일 마산 롯데-NC전에서는 김민하가 공에 맞은 뒤 손목 골절을 당했음에도 부은 손으로 그대로 수비를 나가기도 했다.

선수들의 기술과 경기 운영 원칙은 점차 선진 야구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그라운드 위의 안전 의식은 예전과 별 다를 바가 없다. 선수들이 몸담고 있는 그라운드 위에서 최선의 플레이를 주문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안전과 건강이 먼저 담보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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