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김하성 루키 전쟁, 양준혁-이종범 떠오른다

구자욱-김하성 루키 전쟁, 양준혁-이종범 떠오른다

2015.06.30. 오전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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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인 1993년, 프로야구에는 굵직한 신인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LG 이상훈은 신인으로 완봉 3번을 달성하며 9승 9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고, 삼성 박충식은 정규시즌 14승 7패 평균자책점 2.54에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동렬과 연장 15회까지 혈투를 벌였다. 빙그레 구대성, 해태 이대진, OB 김경원 등도 1993년 데뷔했다.

그래도 역시 최고의 스타는 삼성 양준혁, 그리고 해태 이종범이었다. 양준혁은 타율 3할4푼1리 23홀먼 90타점으로 활약을 펼치며 타격왕과 신인왕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이종범은 타율 2할8푼에 16홈런 53타점 73도루를 기록했는데, 도루 2위에 오르면서 만만치 않은 성적을 거뒀다. 신인왕 투표에서는 59표를 얻은 양준혁이 8표의 이종범을 누르고 수상에 성공했다.

양준혁과 이종범은 이후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한다. 팬들은 존경을 담아 둘 다 ‘양신’, ‘종범신’으로 부르고 있다. 안타하면 양준혁, 야구하면 이종범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로부터 22년이 지난 2015년,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벌이는 후배들이 있다. 바로 삼성 구자국, 그리고 넥센 김하성이다. 외야수 양준혁과 유격수 이종범이 경쟁을 벌였던 것처럼 이들도 비슷한 포지션에서 신인왕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물론 현재 이들 두 신인의 성적이 22년 전 전설의 신인 시절과 비교하면 작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리그 수준이 높아진 가운데 거둔 신인 야수들의 성적이라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구자욱은 타율 3할2푼6리에 9홈런 30타점 11도루를 기록 중이다. 타격 10위에 올라 있는데, 규정 타석을 채운 삼성 타자들 가운데 타율이 가장 높다. 현재 포지션도 외야와 1루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 역시 양준혁과 닮았다.

김하성은 거포 유격수 계보를 잇는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타율 2할9푼에 13홈런 47타점 11도루가 현재 김하성의 성적표다. 타율은 구자욱에 비해 낮지만 주전 유격수라는 확실한 포지션을 갖고 있는 건 강점이다. 주루플레이 능력도 기대 이상,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신인 시절보다 도루는 못해도 홈런은 더 많이 칠 수 있는 성적이다.

득점생산력(RC)만 놓고 본다면 김하성이 구자욱보다 조금 앞선다. 김하성은 RC 52.22로 리그 전체 17위, 구자욱은 RC 48.47로 리그 1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들 아래에 KIA 브렛 필, 두산 민병헌, NC 박민우, 롯데 아두치 등의 이름이 있는 걸 보면 신인 두 명의 공헌도가 얼마나 대단한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제 프로야구 반환점을 돌고 있는 가운데 누가 신인왕에 근접했는지를 예측하는 건 너무 이르다. 나머지 정규시즌 절반에는 또 다른 신인이 등장해 좋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래도 현재까지 신인왕에 가장 근접한 구자욱과 김하성을 보면 양준혁과 이종범이 조금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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