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탈출' 두산, 곱씹어볼 4개의 희생번트

'3연패 탈출' 두산, 곱씹어볼 4개의 희생번트

2015.05.22. 오후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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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조인식 기자] 두산 베어스가 SK 와이번스를 잡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연패 탈출 과정에서 나온 3개의 희생번트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두산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의 경기에서 6⅔이닝을 버티며 3실점한 유희관의 호투를 앞세워 4-3으로 승리했다. 3연패 사슬을 끊은 두산은 23승 16패가 되며 SK를 제치고 2위 자리를 탈환했다.

두산은 이날 총 4차례(8회말 정수빈 번트 파울 후 2S에서 강공 전환한 상황 제외)이나 희생번트를 시도했는데, 동점을 만들고 역전하는 과정에서 덕을 봤다. 0-0이던 1회말 희생번트는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두산은 4회말 김재호의 희생번트 후 1사 2, 3루에서 정수빈의 2루 땅볼로 2-2 동점을 이뤘다.

5회초 1점을 준 뒤 흐름을 뒤집을 때도 번트 후 득점이 있었다. 2-3으로 뒤지던 두산은 5회말 무사 1, 2루에서 양의지가 희생번트를 댄 뒤 박종훈의 폭투와 바뀐 투수 전유수를 상대로 나온 김재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묶어 4-3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 리드를 지켜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두산은 4회말과 5회말 두 번의 시도에서 번트 실패로 무의미하게 아웃카운트가 허비되지 않았고, 주자를 진루시킨 뒤 점수를 쌓아 승리에 다가갔다. 이날 이전까지 두산은 삼성과 더불어 희생번트가 가장 적은 팀이었다. 38경기(삼성은 42경기)를 치르는 동안 희생번트는 16개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날은 주자를 한 베이스 앞으로 보내기 위한 번트가 4번이나 시도됐고, 모두 성공적으로 작용해 주자가 진루했다. 이를 바탕으로 병살타의 위험을 없애며 득점해 귀중한 1승을 챙겼지만, 이겼다고 해서 긍정적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는 대목도 있었다.(물론 4-3으로 앞서던 8회말 무사 1, 2루에서 정진호의 희생번트는 흐름 상으로도 필요한 것이었으므로 논외로 한다)

바로 번트를 댄 타자들이었다. 이날 두산에서 번트를 했던 타자는 민병헌(1회), 김재호(4회), 양의지(5회), 정진호(8회)였는데, 정진호를 빼면 모두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자들이었다. 민병헌이야 사이드암에 약한 성향을 갖고 있어 박종훈과의 대결에서 선취점을 위해 번트를 선택한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으나, 김재호의 경우 2회말 앞선 타석에서 중전 적시타로 선취 타점을 올린 뒤였다. 최근 타격감도 좋아 강공을 택했어도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또한 상황 역시 100%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민병헌 앞에서는 정진호가 볼넷으로 나갔고, 김재호 전에는 김재환의 볼넷과 허경민의 몸에 맞는 볼, 양의지가 나오기 직전에는 민병헌과 김현수가 연속 볼넷을 골라 나갔다. 박종훈의 제구가 흔들리고 있는데 꼭 번트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내줘야 했는지도 의문이다. 강공으로 나갔다면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을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제구가 잡히지 않았던 박종훈을 더 빨리 끌어내리며 대량 득점도 가능했다.

일반적으로 야구경기에서 일어나는 작전에 대한 평가는 거의 모두 결과론이다. 승리했기에 심한 비판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길로 가는 바람에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이기는 길을 스스로 막은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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