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합격, 박세웅 있어 kt 외롭지 않다

데뷔전 합격, 박세웅 있어 kt 외롭지 않다

2015.04.02. 오전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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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선수민 기자] kt 위즈 토종 에이스 박세웅(20)이 1군 데뷔 무대를 가졌다. 비록 결과는 패전 투수였지만 그의 배짱 있는 투구는 많은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리그에서 최강으로 꼽히는 삼성 라이온즈 타선도 박세웅을 완벽히 공략하진 못했다.

박세웅은 1일 수원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4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득점 지원과 수비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했음에도 비교적 호투를 펼쳤다. 3회까지 완벽한 피칭으로 삼성 타자들을 압도하기도 했다. 특히 kt는 1~3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5회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는데, 박세웅은 5회까지 책임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충분히 다음 등판을 기대하게 만드는 호투였다. 이제 스무 살이 된 투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당당한 피칭이었다.

박세웅은 삼성의 중심타자를 상대로 피해가는 승부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하게 몸 쪽에 붙는 공을 던지면서 타자들을 놀래 켰다. 경기 전 조범현 감독은 “지난해에 공을 무조건 세게 던지려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많이 좋아졌다”면서 “그런데 오늘 또 그럴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조 감독의 예상과 달리 박세웅은 영리한 투구로 타자들을 상대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km였지만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활용해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다만 아쉬웠던 장면은 제구가 흔들리며 4실점을 한 4회였다. 타자를 어렵게 상대하려고 하다 보니 볼 개수가 많아졌다. 박세웅 스스로도 이 점을 깨닫고 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1사 2루가 됐을 때 실점하지 않으려고 박석민 선배를 상대로 어렵게 공을 던졌다. 그러다가 결국 최형우, 이승엽 선배한테 안타를 맞았다”라고 회상했다.

볼 배합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박세웅은 “최형우 선배를 상대로 처음에 체인지업을 던져 3루 플라이를 잡았다. 그래서 두 번째 타석에서도 체인지업이 통할 것이라 생각하고 던졌는데 안타를 맞았다. 슬라이더를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다 내 실수다”라고 설명했다. 수비와 득점 지원에 대해서도 “선배들이 다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전혀 그럴 상황이 아니다. 내가 실점 많이 할 때는 선배들이 점수를 많이 내서 도와주실 수 있고 좋은 수비를 해주실 때도 있는 것이다”고 단호히 말했다.

어찌됐든 아쉽게 데뷔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박세웅은 “져서 아쉽지만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며 첫 등판의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는 확실히 눈도장을 찍으며 꾸준히 기회를 받을 것이 확실하다. 무엇보다 최근의 젊은 유망주 투수들과 달리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투수이기에 그 기대가 크다. 또한 스스로 첫 등판 이후 안 좋았던 점을 깨닫고 있기에 다음 등판이 더 기다려진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은 박세웅이 1군 적응을 통해 얼마나 더 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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