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말말말] "삼성이 우리 앞에서 걱정하다니"

[OSEN 말말말] "삼성이 우리 앞에서 걱정하다니"

2015.03.31. 오전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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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야구팀] 야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는 오늘도 수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웃음 폭탄을 유발하는 농담부터 뼈있는 한마디까지 승부의 세계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귀가 솔깃한다.

지난 주말 시즌 개막과 함께 대장정을 시작한 KBO리그. 그라운드에서는 어떤 말들이 나왔을까.

▲ "아니, 삼성이 우리 앞에서 걱정하면 어쩌란 말이야" - kt 조범현 감독
최근 삼성 류중일 감독이 친한 선배인 kt 조범현 감독에게 "형, 우리 선수 없어서 큰일"이라는 하소연에 한마디. 통합우승 4연패 수장의 '엄살 아닌 엄살'에 조 감독은 "아니, 지금 누가 누구한테 선수가 없다고 하는 거야. 우리는 지금 정말 힘들다"며 울상. 개막 2연전에서 모두 패한 kt는 31일부터 삼성과 수원 홈 개막전 3연전에서 다시 창단 첫 승 사냥에 나선다.

▲ "목동에 가면 잘되니까 자신 있다" - 한화 정범모
넥센과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남다른 자신감을 보이며. 목동구장에서 잘했기 때문에 개막전을 앞두고도 긴장보다는 설렘을 나타냈다. 지난해 목동 6경기에서 타율 4할1푼2리 3홈런 7타점으로 유난히 강했기에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개막 둘째 날, 8회 2루 베이스를 맞고 외야로 빠지는 결승타로 첫 승을 견인했다. 목동만 가면 잘되는 남자답게 행운도 따랐다.

▲"윤석민? 3경기 내내 안봤으면 좋겠다" - LG 양상문 감독
지난 3월 28일 KIA와 시즌 개막전(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 앞서 이날 윤석민이 소방수로 공식발표를 했다는 말을 들은 양감독은 "윤석민이 소방수로 등장하는 것을 보고 싶은 상대 감독은 없을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윤석민이 소방수로 등장하면 상대가 이기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었다. 이어 선발과 소방수로 어느 쪽이 위협적이냐는 질문에는 "선발은 선발대로 소방수는 소방수대로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3경기라고 지칭한 것은 통상적인 3연전 시리즈를 말한 것이다.

▲ "내 성에 차겠는가. 다르빗슈 유는 돼야지" - 삼성 류중일 감독
지난 3월 29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류중일 감독에게 1군 데뷔전을 치른 구자욱에 대한 평가를 묻자 "데뷔전치고 잘했다. 수비도 잘했다"면서도 "안타 하나 더 쳤으면 좋았을텐데. 내 성에 차겠는가"라고 했다. 그렇다면 류중일 감독을 만족시킬 만한 선수는 누구일까. 그는 "다르빗슈 유"라고 웃으며 말했다. 잘 알려진대로 다르빗슈는 150km대 빠른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 그리고 뛰어난 컨트롤 등 어디 하나 흡잡을 데 없는 완벽에 가까운 투수다. "투수에게 최고의 무기는 빠른 직구"라는 스피드 예찬론자다운 한 마디였다.

▲"메이저리거가 광주 온 것 같았다" - KIA 김기태 감독
3월 28일 개막전에 등장한 LG 선발 헨리 소사의 투구가 예사롭지 않았다며. 그는 "예전의 소사가 아닌 것 같았다. 구속, 변화구에 제구력까지 좋더라. 메이저리거가 광주에 와서 던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소사는 개막전의 부담도 있었지만 155km짜리 강속구와 안정된 제구력을 보여주며 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다음 날 운동장에서 만난 KIA 타자들도 예전 한솥밥을 먹은 소사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어떻게 그렇게 좋은 볼을 던지냐"며 장난치는 모습이었다.

▲"누가 저 영상 넣은거야, 제발 바꿔줘요" - 롯데 황재균
롯데에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이 몇몇 있다.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영상으로 소개된 선수들, 바로 홈런인줄 알고 세리머니까지 했던 전준우, 그리고 3루 슬라이딩 하나로 해외진출에 성공한 황재균이 그 주인공이다. 황재균은 지난해 7월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3루 슬라이딩 도중 장갑이 흙에 걸려 얼굴부터 먼저 들어가는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 혹자는 머리가 바닥, 다리가 위에 있는 걸 보고 '전갈 슬라이딩'이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그런데 개막전을 앞두고 올해 사직구장 공식 응원가 영상 시연에 들어갔는데 그 장면이 들어간 게 아닌가. 황재균은 울상을 지으며 "저게 왜 저기 들어갔냐. 제발 바꿔달라"고 구단 직원에게 사정을 했다. 동료들은 이를 보며 웃기에 바빴다.

▲"김응룡 감독이 예비군복 입고 웃고 있네" - 한화 김성근 감독
3년이 넘는 감독 공백기를 지나 프로야구 감독으로 복귀한 김성근 감독. 약 4년 만에 맞는 개막전을 앞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던 김 감독은 갑자기 "김응룡 감독이 요즘 자꾸 꿈에 나온다. 모자 거꾸로 쓰고 예비군복 입고 껄껄 웃고 있다. 좋아보인다. 잘하라는 거겠지"라며 김 전 감독의 이름을 꺼냈다. 전 감독의 '기'를 받은 현 감독은 개막 시리즈를 1승1패로 마쳤다.

▲"TV에서만 보던 선수들이 앞에 있더라고요" - 넥센 김택형
올해 2차 2라운드로 넥센에 입단한 김택형은 28일 개막전에서 12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역대 최초 고졸 신인 개막전 승리 투수가 됐다. 평소에도 순박하고 때묻지 않은 성격인 김택형은 승리투수가 된 뒤 소감을 묻는 질문에 "평소에 TV에서만 보던 선수들이 있어서 진짜 신기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김택형이 가장 신기했던 선수는 개막전이 아닌 시범경기에서 만난 SK 박정권. 이유를 묻자 "제가 인천 사람이잖아요"라며 헤헤 웃었다.

▲"나 아직 많이 남았어" - NC 이호준
28일 잠실 개막전에서 이호준은 은퇴 후 계획을 밝혔다. 올해 전지훈련을 통해 처음으로 미국 야구장에 가봤다는 이호준은 은퇴를 한 뒤엔 코치 연수를 받겠다고 했다. 가족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은퇴 얘기가 나오자 이호준은 “나 아직 많이 남았어”라는 농담으로 이번에도 취재진을 웃겼다. 우리나이로 불혹을 넘겼지만 은퇴 이야기는 아직 먼 미래라는 게 이호준의 생각이다.

▲“감독이라고 전화했더니 ‘예’ 하더라” - 두산 김태형 감독
29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새로 영입한 투수 장원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원래 말수가 없고 무던한 성격이라는 게 김 감독의 평가. 영입 직후 일화도 소개했다. 김 감독은 “원준이에게 전화를 걸어 감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안녕하십니까?’하고 인사를 할줄 알았는데 그냥 ‘예’하고 말더라. 나도 할 말이 없었다. 그래도 이내 ‘제가 먼저 전화드렸어야 했는데…’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첫 통화야 어땠든 장원준은 두산 데뷔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김 감독을 기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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