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필요했던 장원준과 두산 '환상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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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30. 오전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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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인식 기자] “역시 두산은 수비가 좋은 팀이라는 것을 느꼈다”

장원준(30, 두산 베어스)은 지난 29일 잠실 NC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팀 야수들에 대한 고마움과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이날 7이닝 9피안타 1실점하는 동안 장원준의 탈삼진은 단 1개가 전부였다. 그만큼 야수들이 처리해줘야 할 타구들이 많았지만 내, 외야 모두 실책 없이 장원준이 피칭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왔다.

타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중반까지는 손민한을 쉽사리 공략하지 못해 고전했지만, 7회말 오재원과 양의지의 백투백 홈런이 터져 7회초를 끝으로 피칭을 마치고 어깨에 아이싱을 하고 있던 장원준을 승리투수로 만들어줬다. 장원준은 이적 후 첫 등판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며 자신도 귀중한 1승을 추가했다.

두산과 장원준의 하모니는 첫 경기부터 만점이었다. 장원준은 새로운 동료들의 도움으로 승리와 인연을 맺었고, 팀도 또 하나의 좌완 에이스를 얻었다. 특히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둘의 만남은 앞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두산은 불펜 보강이 시급했다. 하지만 불펜 최대어 안지만(삼성)은 소속팀과 재계약했고, FA 시장에는 특급 불펜투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닝이터 장원준을 영입한다면 불펜이 책임져야 하는 이닝을 줄일 수 있어 선발진을 강화하는 동시에 불펜의 약점도 일부 커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장원준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고, 결국 계약에 성공했다.

그리고 첫 경기에서 장원준은 팀이 원하는 것을 100% 수행했다. 선발이 7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켜 불펜의 임무는 2이닝으로 축소됐다. 선발이 5이닝만 소화했다면 불펜이 4이닝을 책임져야 해 필승조만 동원해 다 막기는 어렵다. 하지만 2이닝 정도는 불펜의 핵심 선수들만 투입하더라도 큰 문제없이 끝내는 것이 가능하다. 이닝이터가 불펜 자체를 강하게 만들 수는 없지만 부담을 줄여줄 수는 있다는 점에서 장원준 영입은 좋은 선택이었다.

특히 더스틴 니퍼트, 이현승이 선발 로테이션에 없는 현 상황에 장원준마저 없었으면 어땠을지 가정하면 그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승리투수가 된 뒤 장원준은 “내용은 좀 아쉽지만 6이닝만 버티자고 했는데 1이닝을 더 던진 것은 만족스럽다. 선발진에서 부상으로 2명이 빠져 있으니 불펜 투수들이 힘들지 않게 오래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에이스급 책임감까지 드러냈다.

장원준 역시 두산에 와 좋은 점이 있다. 무엇보다 야수들의 수비다. 두산 내, 외야수들은 실책 없이 NC 타자들의 타구를 매끄럽게 처리했다. 특히 대량 실점 위기였던 5회초 무사 2, 3루에서 1루수 김재환이 에릭 테임즈의 총알같은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아낸 것은 장원준을 7회까지 지탱해준 힘이 됐다. 이후 모창민의 적시타에 1실점했지만, 테임즈의 타구가 빠졌다면 그 이상으로 힘들어졌을지 모른다.

지난해까지 장원준은 1328이닝을 던지고 907탈삼진으로 9이닝 당 6.15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하지만 좀 더 믿음직한 야수들이 버티고 있는 두산에서 뛴다면 탈삼진 비율을 줄이고 맞혀 잡아도 괜찮다. 그럴 수 있다면 투구 수를 아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도 있다. 두산은 팀에 승리를 가져다줄 투수를 데려왔고, 장원준은 자신이 더 많은 이닝을 짊어지고 가게 해줄 수 있는 동료들을 만났다. 아직 1경기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더 큰 기대를 불러일으킬 궁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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